중국 밖 창궐 경종 울리자 "미리 조심하자" 공감대
세계최대 무역박람회·게임개발자회의에 인기 TV 리얼리티쇼까지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우려가 커지자 박람회, 콘퍼런스, 다자 외교회동과 같은 주요 국제행사의 취소가 속출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신화 통신에 따르면 독일에서는 세계 최대 무역박람회인 베를린국제관광박람회(ITB)가 다음달 4일 개막을 앞두고 전격 취소됐다.
행사를 개최하는 메세 베를린(베를린 국제전시센터)은 "코로나19의 확산 증가 때문에 독일 연방 정부의 보건부와 경제부가 행사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독일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지난 25일 16명이던 것이 이날 60명에 육박할 정도로 급격하게 늘었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부 장관은 독일에서 코로나19의 유행이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다음 달 16일부터 20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예정된 게임개발자 콘퍼런스(GDC)도 코로나19의 확산 여파로 취소됐다.
행사 조직위원회는 "게임개발 산업의 파트너들, 세계 각지 업계와 긴밀하게 협의한 끝에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며 "나중에 여름에 반드시 GDC를 개최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GDC는 비디오 게임을 만드는 공학자들과 예술가들이 집결하는 주요 연례 행사로 내로라할 글로벌 대기업들이 참석한다.
그러나 올해에는 코로나19의 확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일렉트로닉아츠,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등이 앞서 줄줄이 불참을 선언했다.
코로나19 확산은 인기 TV 프로그램으로까지 불똥이 튀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CBS의 인기 리얼리티쇼 '어메이징 레이스'(The Amazing Race)는 전염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차단하자는 차원에서 당분간 제작을 쉬기로 했다.
이 프로그램은 미국 본토를 시작과 끝으로 삼아 참가자들이 전 세계를 돌며 레이스를 펼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CBS는 성명을 통해 "참가자나 제작팀의 누구도 코로나19에 감염되거나 증세를 보이지 않고 코로나19에 노출된 것으로 파악된 이도 없다"며 "충분히 조심하자는 차원에서 쇼에 관련된 모든 이들을 귀가할 때까지 계속 관찰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의 확산은 발병지인 중국이 아닌 다른 국가들에서도 점차 두드러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8만3천여명이 감염돼 2천800여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글로벌 확산세의 심각성에 주목해 코로나19의 글로벌 위험도를 최고 단계인 '매우 높음'으로 끌어올렸다.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이 같은 경종 속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노력에 동참하고 있다.
구글은 다음 달 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릴 예정이던 판매·마케팅 행사를 취소했다.
스위스는 제네바 국제 모터쇼를 비롯해 자국에서 1천명 이상이 모이는 행사를 열지 못하도록 했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 정부가 다음 달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릴 예정이던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연기했다고 이날 보도하기도 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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