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졸전끝 화려한 '부활'…분산된 중도표 결집이 관건

입력 2020-03-01 11:34  

바이든, 졸전끝 화려한 '부활'…분산된 중도표 결집이 관건
1~2차 경선 참패후 3차 2위로 체면치레…4차 경선서 압승
슈퍼화요일서 건곤일척 승부…샌더스에 열세·블룸버그 가세로 전망 불투명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4차 경선에서 첫 승리를 거머쥐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경선 돌입 전만 해도 '대세론'이라고 불릴 정도로 가장 유력한 주자였지만 그동안 졸전을 펼치며 대세론이 꺾인 것은 물론 중위권 후보로 나락했다는 혹평까지 받았다.

자칫 레이스를 중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전망까지 나왔지만 바이든은 이날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압승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바이든은 화려한 정치 이력과 대중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항마로서 경쟁력이 그동안 가장 큰 장점으로 꼽혔다.
36년간 델라웨어주 상원 의원을 지낸데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8년 간 부통령을 맡는 등 민주당 주자 중 정치 경력 면에서 바이든을 따라올 인물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대선 때마다 잠룡으로 거론되고, 실제로 1998년과 2008년에는 대선 출사표를 던졌지만 당내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2008년 대선 경선에선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패했지만 러닝메이트로 지명돼 본선을 함께 치렀다.
바이든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민주당 후보로 선출된 2016년 대선 때도 출마를 검토했지만 결국 나서지 않았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이 바이든의 출마를 만류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바이든은 이번에 막상 경선에 돌입하고 난 뒤 참패를 거듭하며 치명상을 입었다.
대선 풍향계로 불리며 초반 판세 형성에 가장 중요한 곳인 1~2차 경선에서는 말 그대로 졸전을 면치 못했다.
바이든은 1차 아이오와 경선에서 4위를 기록한 데 이어 2차 뉴햄프셔 경선에서는 5위로 한 계단 떨어지는 수모를 당했다. 최소 2위는 할 것이라는 예상과 치욕의 참패를 한 것이다.
그 사이 중도 주자의 대표 자리는 돌풍을 일으키며 이변을 불러온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스 시장에게 넘겨줘야만 했다.
이후 3차 네바다 경선에서 바이든은 비록 1위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에게 20%포인트가 넘는 격차로 졌지만 2위에 오르며 최소한 체면치레를 했다.
바이든은 흑인의 높은 지지를 근거로 4차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을 통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별렀는데, 결과적으로 이번 경선 압승을 통해 부활해 일단은 이 전략이 적중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난관이 적지 않아 향후 전망은 불투명하다. 당장 초기 경선의 참패로 인해 지지율이 빠지면서 전국단위 여론조사에서 샌더스에게 뒤지고 있다.
선거전문매체 '파이브서티에잇'(538)이 취합한 각종 여론조사 평균치에 따르면 이날 기준 샌더스가 28.8%로 1위를 달리고 바이든은 16.7%로 두 자릿수 격차를 보인다.
바이든은 4차 경선의 여세를 몰아 3월 3일 14개 주 경선이 동시에 치러지는 '슈퍼 화요일' 승리를 목표로 하지만 이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다.
경선이 실시되는 주 여론조사에서 샌더스에 뒤지는 결과가 많고, 특히 가장 많은 대의원이 걸린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에서는 샌더스가 이기는 조사가 대부분이다.
또 슈퍼화요일 경선 때부터는 중도 대표주자 자리를 겨루는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경선에 참여해 중도표를 서로 표를 갉아먹는 상황을 극복하는 것도 바이든의 과제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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