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ㆍ양계농가 타격…농업 자문회사 "농산물 300만t 방치"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국 농민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일 중국의 농촌에서는 코로나19로 일손을 구할 수 없게 되고 교통망이 통제되면서 제때 수확을 하지 못하게 된 농작물이 들판에서 썩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허난(河南)성 루저우(汝州)시 외곽에서 유기농 농사를 짓고 있는 장쥔성(39)씨는 수확한 마늘 1t가량을 갈아엎어 비료로 사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아직도 감자, 양배추 등 유기농 채소 5t가량을 더 처분해야 한다.
장 씨는 유기농 농법으로 채소를 재배해 원거리 배달 시스템을 이용해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를 비롯한 대도시에 일반 채소보다 비싼 가격에 판매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농촌과 대도시를 연결하는 배달망이 통제되면서 판로가 막혔다.
장 씨는 "예년의 경우 춘제(春節ㆍ중국의 설) 이후 3주 이내에 4만위안(약 700만원) 이상의 채소를 판매했다. 하지만 올해는 판매액이 제로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몇 주간 대도시로 연결되는 교통망이 차단됐다"면서 "사람이건 차량이건 우리 마을에 접근할 수조차 없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의 농업 자문 회사인 '브릭 애그리 인포' 그룹은 코로나19 여파로 교통망이 통제되면서 중국 전역에 약 300만t가량의 농작물이 팔리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 농산물의 대부분은 썩기 쉬운 채소라고 이 회사는 지적했다.
채소 재배 농가와 더불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농민은 양계업자다.
저장(浙江)성 핑양(平陽)현에서 닭을 키우는 셰취안자오 씨는 코로나19 여파로 닭을 출하하지 못해 수십만 위안의 손해를 봤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교통망이 통제되고 생닭 판매 시장이 폐쇄되면서 판로를 잃게 된 양계 농가들의 피해가 점점 커지고 있다.
SCMP는 코로나 19가 도시지역과 비교해 평균 소득이 40% 불과하고 빈곤층이 밀집한 중국의 농촌 지역을 강타하고 있다고 전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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