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 연구진이 돼지에게 치명적 질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 백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2일 중국매체 신경보에 따르면 중국농업과학원 하얼빈(哈爾濱) 수의연구소 연구진은 최근 학술지 '중국과학 생명과학'(SCIENCE CHINA Life Sciences)에 '유전자 7개를 제거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약독주(독성을 줄인) 백신으로서 안전하고 효과적이다'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신경보는 그동안 세계적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 예방을 위한 유전자결손 생백신 연구 발표가 있었지만, 이들 백신을 접종한 돼지들에서 비교적 높은 수준의 바이러스 감염이 일어났다면서 기존 연구의 한계를 지적했다.
또 체내에서 바이러스가 생존하는 시간이 길고 독성이 강해질 위험도 있어, 안전성 면에서 산업화까지는 갈 길이 멀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자신들이 만든 백신은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게 중국 연구진 주장이다.
연구진들은 중국에서 처음으로 분리해낸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를 기반으로, 상동 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각기 다른 유전자 결손이 있는 재조합 바이러스들을 만들었다.
이후 돼지를 대상으로 병원성, (면역반응을 자극할 수 있는) 면역원성, 면역 보호성 등을 시험한 결과 이 가운데 7개의 유전자 결손이 있는 바이러스가 예방에 효과가 있었고 안전기준에도 부합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돼지에게 백신 최대 사용량을 접종해도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복제되지 않고, 바이러스 감염이 나타나지 않았다. 일부 림프샘에서만 제한적으로 복제됐다"고 말했다.
또 "바이러스가 2주 정도 지나면 없어져 체내에서 번식할 수 없고, 독성이 다시 강해질 위험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 백신을 임신 초기·중기·말기의 돼지에게 접종했을 때 유산하지 않았고, 백신 접종 돼지에게서 태어난 새끼돼지의 건강도 대조군과 차이가 없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은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을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치사율 100%인 바이러스 출혈성 돼지 전염병이지만 구제역과 달리 아직 상용화된 백신이 없다.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피해가 이어지는 가운데, 춘제(春節·중국의 설)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까지 겹쳤던 지난달에는 돼지고기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116% 올랐다는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가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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