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찬양하는 내용의 서적을 출판하려다 미뤘다고 홍콩매체 명보가 2일 보도했다.
지난달 26일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공산당 중앙선전부와 국무원 신문판공실의 지도하에 우저우촨보(五洲傳播)출판사와 런민(人民)출판사가 제작한 "다궈잔'이'(大國戰'疫'·대국과 전염병의 전쟁)"가 조만간 출간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신화통신은 당시 "200여만 자에 이르는 주류매체 보도 중 관련 소재를 선정해 편집한 것"이라면서 "대국의 지도자로서 시 주석이 인민을 위하는 마음, 사명감, 전략적이고 원대한 식견, 탁월한 지도력을 집중적으로 반영했다"고 소개했다.
또 "중국 대중이 시 주석을 핵심으로 하는 공산당의 통일적 지도하에 긴급 동원, 일심 협력 등의 방식으로 방역 예방통제 인민전쟁을 벌인 것을 전방위적으로 소개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 책은 중국어뿐만 아니라 영어·프랑스어·스페인어·러시아어·아랍어로도 출판될 예정이었다.
명보는 하지만 책 출판 예고가 전해지자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 "아직 코로나19 상황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공덕을 찬양하기 시작했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1일 갑자기 중국의 각 인터넷 상거래 플랫폼에서 예약판매 중이던 해당 책이 사라졌다는 게 명보 설명이다.
타오바오(淘寶)에 입점한 한 서점에는 이 책에 대해 '가격 없음' 표시가 떴고, 다른 곳들에서는 이 책을 검색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예약판매했던 한 온라인 서점 측은 "책이 출판되지 못한 것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쇄공장이 예정대로 가동을 재개하지 못했고, 물류에도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명보는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 "이 책이 지나치게 당국을 치켜세웠고, 코로나19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책을 내는 것은 적절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코로나19 확산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는데, 관영매체들은 이후 시 주석이 코로나19 대응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보도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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