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장관, '착륙 불허' 베트남에 항의 서한(종합)

입력 2020-03-02 19:56  

김현미 국토장관, '착륙 불허' 베트남에 항의 서한(종합)
"생지공항 안전상 문제에도 갑작스러운 착륙금지 통보 유감"
미국에도 서한 "미국발 발열 체크 강화 중…제한 없게 해달라"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국토교통부가 최근 베트남 정부의 갑작스러운 한국발 여객기 착륙 금지 조치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
2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국토부는 이날 김현미 장관 명의로 베트남 항공당국에 서한을 보내 "비행기가 이미 가고 있는데 한번도 가 보지 않은 생지공항(취항한 적이 없는 생소한 지역의 공항)으로 가라고 하는 것은 심각한 안전상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김 장관은 서한에서 "이는 항공고시보를 통해 미리 고시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베트남 항공기의 착륙은 허용하면서 우리 항공기만 불허한 것은 부당한 차별"이라고 항의했다.
김 장관은 이어 그동안 한국과 베트남 간에 쌓아 온 우호적인 관계를 언급하며 "베트남과 한국이 돈독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 왔고 베트남 항공사가 우리나라에 취항을 잘 할 수 있도록 그동안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왔는데 이번 일이 생겨서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베트남 정부가 김해공항의 슬롯(시간당 항공기 운항 가능 횟수)을 요청했을 당시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군 당국과 협의한 일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베트남은 지난달 29일 한국발 여객기의 하노이·호찌민 공항 착륙을 예고 없이 금지했다. 이 때문에 베트남의 통보 전 인천을 출발한 하노이행 아시아나항공[020560] OZ729편이 이륙 후 40분이 지난 뒤 인천공항으로 회항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당시 아시아나항공 측은 베트남 당국이 대체 착륙지로 제시한 꽝닌성 번돈 공항을 한 번도 이용한 적이 없어 활주로 정보 등이 없는 점을 감안해 회항을 결정했다.
김 장관은 "베트남과 한국간의 우정을 고려해 앞으로 항공 운항이 원만하게 이뤄질 수 있기를 바란다"며 "현지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의 수송을 위한 페리 비행(승객 없이 승무원만 타고 가는 비행)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서한을 마무리했다.
김 장관은 이날 미국 항공당국 등에도 서한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장관은 서한에서 "미국행 탑승객을 대상으로 탑승 전 전원 발열 체크를 하고 있으며 공항에서도 여러 검역을 강화하고 있다"며 한국발 항공편의 운항과 한국인 입국에 대해 제한이 없도록 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많은 상황에 대해서도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는 인원 자체가 일본 등 다른 외국에 비해 많은 상황임을 설명하고 "확진자수 급증은 대구·경북 등 특정지역에 한정된 상황이기 때문에 충분히 통제 가능하다"고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는 이와 관련해 현재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이 미국행 노선에서 실시하고 있는 발열검사를 3일 오전 0시 이후 출발편부터 모든 국적사와 미국 항공사로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
hanajj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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