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이란 영국 대사관 필수인력 남기고 철수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고위 정치인과 공직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에 사망하거나 감염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사례로만 줄잡아 10명이 넘는다.
2일(현지시간)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이날 헌법 기관인 국정조정위원회의 모하마드 미르-모하마디(71) 위원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치료 중 숨졌다.
국정조정위원회는 이란 최고지도자의 자문 기구로, 상원 역할을 하는 헌법수호위원회와 의회의 이견을 조정하고 최고지도자의 유고 시 임시 지도부 구성을 주도한다.
앞서 지난달 27일 주이집트 대사를 역임한 유력 성직자 하디 호스로샤히가 이란 종교도시 곰에서 숨졌다. 곰은 이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확인된 도시다.
지난달 28일에는 같은 달 총선에서 새로 당선된 모하마드 알리 라메자니-다스타크가 코로나19에 숨졌다. 일부 한국 언론에는 라메자니-다스타크가 이란 의회의 부의장이라고 보도됐으나 그는 초선으로 아직 당선자 신분이다.
레자 푸르 하날리 이란 북부 길란주 루드바르시 국장도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이다 사망했다.
고위 인사의 감염자도 속출했다.
지난달 25일 이란 범정부코로나19대책단의 단장을 맡은 이라즈 하리르치 보건부 차관이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27일에는 이란 여성으로는 최고위직에 오른 마수메 엡테카르 부통령의 감염이 확인됐다.
엡테카르 부통령이 확진 하루 전 내각 회의에 참석한 탓에 하산 로하니 대통령 등 이란 내각 전체가 코로나19에 감염됐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란 의회 중진인 마무드 사데기, 모즈타바 졸누리, 마수메 아가프르 알리-샤히 의원을 비롯해 모하마드 레자 가디리 곰 의과대학장, 모르제자 라흐마니 자데 테헤란 13구청장(완치) 등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란 고위 인사까지 코로나19에 감염된 데 대해 현지에서는 이들이 종교계와 밀접하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종교도시 곰에서 온 성직자나, 유력 성직자의 사무실에서 온 인사를 자주 접견하면서 이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우방인 중국에서 온 인사와 자주 접촉했기 때문이라는 추정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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