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물가 1.1%↑…코로나에 서비스물가 상승폭 20년여만에 최소(종합2보)

입력 2020-03-03 11:05  

2월 물가 1.1%↑…코로나에 서비스물가 상승폭 20년여만에 최소(종합2보)
"외식업이 서비스물가 낮춰…해외단체여행비 5.8%↓·생화 11.8%↓"
"마스크, 공적물량 풀리고 가격 소폭 떨어져"

(세종=연합뉴스) 김연정 김경윤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외식·여행 등 서비스물가 상승폭이 제한된 가운데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1%에 그쳤다.
통계청은 코로나19 사태가 지난달에는 일부 품목에 개별적으로 한정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승용차 개별소비세 70% 인하 등 민생·경제 대책을 추진함에 따라, 이러한 정책적 요인이 향후 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통계청은 내다봤다.



3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올해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5.80(2015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1%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한 해 12개월 연속 1%를 밑돌았으나, 전년도 농산물 가격 상승에 따른 기저효과가 사라지며 지난 1월 상승률이 1.5%로 올라섰다.
다만 2월에는 1월보다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폭이 크게 줄면서(2.5%→0.3%) 전체 물가 상승률이 1.1%로 둔화한 모습이다.



특히 서비스물가 상승률이 0.4%에 그치면서 1999년 12월(0.1%) 이후 가장 낮았다.
서비스물가 가운데서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외식 물가가 0.7% 오르는 데 그치면서 2013년 1월(0.7%)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통상 연초에 인건비 인상 등으로 외식 물가가 많이 상승하는데 올해는 2월에 전월비 0.0%, 전년 동월비 0.7% 상승해 상승 요인이 없었던 것이 전체적으로 서비스 가격을 낮춘 요인"이라고 말했다.
다만 병원 검사료가 1년 전보다 14.2% 하락했으며 무상급식으로 학교급식비가 57.9% 하락한 점 등도 서비스물가 상승률 둔화에 영향을 미쳤다.
외식 외 서비스 물가는 보험서비스료(7.5%), 공동주택관리비(2.7%) 인상 등으로 1.2%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0.23%포인트 끌어올렸다.
반면, 집세와 공공서비스는 각각 0.1%, 0.6% 하락했다.
상품 가운데서는 농·축·수산물 가격이 1년 전보다 0.3%, 공업제품 가격은 2.2% 상승했다.
유류세 한시 인하 종료로 석유류 가격이 12.5% 급등하면서 전체 물가를 0.49%포인트 끌어올렸다. 다만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이 영향이 3월부터 미칠 수 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전기·수도·가스는 1년 전보다 1.6% 올랐다.
코로나19 확산의 직격탄을 맞은 품목으로는 여행과 화훼 등이 꼽혔다.
안 심의관은 "코로나19가 일부 품목에 한정적으로 영향을 줬다"며 "해외 단체여행비가 전월 대비 5.8% 하락했고 국제항공료도 4.2% 하락했으며, 코로나19로 졸업식이 취소되며 생화 가격이 11.8% 내렸다"고 설명했다.
마스크 가격(KF94 방역용 기준)은 코로나19 사태로 가격이 급격히 오르다가 공적 물량이 풀리면서 상승세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안 심의관은 "코로나19 이전에는 오프라인 2천원대 초반, 온라인은 800원 정도에 팔렸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온라인 가격이 급격히 상승해 4천원대로 높은 가격을 보여주고 있다"며 "지난달 29일 공적 물량 보급 후 온라인 중심으로 가격 상승 추세가 하락 전환했다"고 밝혔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0%대에 머물렀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0.6% 상승했다.
정부는 근원물가에 대해 "무상교육·무상급식 등 교육 및 보건 분야 복지정책 확대에 따른 하방 압력 지속으로 상승률이 1% 미만 수준을 유지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 대비 0.5% 올랐다.
체감물가를 파악하기 위해 전체 460개 품목 가운데 자주 구매하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1.7% 상승했다.
어류·조개·채소·과실 등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0.7%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에 소유주택을 사용하면서 드는 서비스 비용을 추가한 자가주거비포함지수는 1년 전보다 0.8% 상승했다.
통계청은 코로나19 사태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지난달에는 일부 품목에 한정된 수준에 그친 가운데, 향후에는 정부가 내놓은 승용차 개소세 대폭 인하 등 정책 요인이 물가 인하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안 심의관은 "당초 올해는 기저효과가 없어졌으니 물가 상승률이 1%대 초중반으로 계속 갈 거라고 말했었는데, 3월부터 시작되는 무상교육 등 정책 요인도 있는 데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정부가 민생 대책을 추가로 시행하게 돼서 물가 하락 요인이 좀 더 발생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물가 상·하방 리스크 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heev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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