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간 상표권 사용료 356억원 냈는데도 해외 타업체 무단사용 방치"
사명서 '대우' 뗀 포스코인터, 해외 매출액의 0.5% 로열티로 받아
포스코인터 "위니아대우, 계약상 사용권 없는 제품에 문제 제기"
(서울=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 위니아대우가 '대우' 브랜드의 해외 상표권을 가진 포스코인터내셔널에 1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3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위니아대우는 지난달 2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포스코인터내셔널을 상대로 상표권 사용 계약과 관련해 100억원의 손해를 배상하라는 소장을 접수했다.
위니아대우는 소장에서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자사와 체결한 대우 브랜드의 해외 상표권 사용 계약을 성실히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니아대우 측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계약상 상표권 관리 의무 등을 성실히 이행하지 않았으며 상표권을 허술하게 관리해 여러 국가에서 영업과 마케팅 활동에서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위니아대우는 해외 업체들이 대우 브랜드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확인하고 이런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포스터인터내셔널에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계약대로 성실하게 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위니아대우 관계자는 "중국과 프랑스 등의 중소 가전업체가 대우 상표를 사용하는데도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방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니아대우의 전신인 대우전자는 2003년부터 대우 브랜드의 해외 사용과 관련해 포스코인터내셔널과 계약을 체결했으며 매년 해외 매출액의 0.5%를 로열티로 지급해왔다.
대우전자는 대우그룹 소속이던 1984년부터 여러 국가에서 대우전자 명의로 상표권을 출원했으며 대우그룹은 1987년 브랜드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대우전자가 보유한 해외 상표권을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전신인 '주식회사 대우'로 명의를 이전한 바 있다.
그러나 1999년 대우그룹 해체로 상표권 문제가 발생해 대우와 대우전자의 공동채권단은 해외 영업에 강점을 가진 대우전자를 위해 상표권 사용료를 내고 계속 사용할 것을 주문했고 대우전자는 이런 채권단의 결정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위니아대우는 2003년부터 현재까지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상표권 사용계약을 체결하고 해외에서 대우 브랜드를 사용했으며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356억원을 상표사용료로 지급했다.
아울러 위니아대우는 대우전자 시절부터 해외 가전제품 사업에서 대우 브랜드를 키워 왔으며 1990년부터 30년간 해외에서 대우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해 투자한 금액이 약 3천700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위니아대우 관계자는 "이번 소송을 통해 해외 상표권자인 포스코인터내셔널에 상표권 소유 등의 문제도 제기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계약이 갱신된 2010년부터 9년 동안 위니아대우 관련사의 누적 영업적자는 544억원에 이르는 상황이었음에도 포스코인터내셔널 공시에 따르면 상표권 사용료로 약 250억원을 지급했다"며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자사의 사명에서 대우를 떼고도 해외 상표권 수입을 챙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대우상표 등록과 유지, 침해 대응을 위한 전담부서가 별도로 있으며 해외 160여개국의 상표권을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2010년 6월 갱신한 브랜드 상표 사용 계약에 따르면 사용권을 부여받은 제품만이 상표사용권 대상임에도 계약에 따라 사용권을 가진 제품 이외의 다른 제품들에 대해서도 위니아대우가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위니아대우는 상표 사용료와 산정 근거인 사용실적을 제때 제출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정확하지 않은 실적자료를 제출해 여러차례 지적받은 적이 있다"며 "위니아대우로부터 받아야 하는 상당 금액의 상표 사용료를 지급받지 못하고 있어 난처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포스코그룹은 2010년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했으며 2016년 3월 사명을 포스코대우로 정했다. 포스코대우는 지난해 3월 '대우'를 지우고 포스코인터내셔널로 사명을 바꿨지만, 대우 상표권을 유지하면서 사용료를 계속 받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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