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카타르 vs 불·러·사우디·UAE 교착국면에 좌절한 듯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리비아 내전 종식을 위한 교전 당사자 간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가산 살라메 유엔 리비아 특사가 돌연 자신의 사임을 발표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AP통신에 따르면 살라메 특사는 2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그동안 리비아의 통합과 외부세력의 영향력 억제를 위해 노력했지만, 건강 문제로 특사 업무를 계속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내 건강으로는 이러한 스트레스를 더는 감내하지 못할 것"이라며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리비아 특사의 교체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외교관이자 학자 출신인 그는 2017년 7월부터 유엔 리비아 특사를 맡아왔다.
리비아 내전 종식을 위한 교전 당사자 간 협상은 지난달 18일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유엔 중재로 재개됐다가 트리폴리 항구가 공격을 받으면서 중단됐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민중봉기의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이후 2014년부터 서부를 통치하는 리비아 통합정부(GNA)와 칼리파 하프타르 리비아국민군(LNA) 최고사령관이 이끄는 동부 군벌 세력으로 양분됐다.
그러다 지난해 4월 하프타르 사령관이 자신을 따르는 부대들에 트리폴리 진격을 지시한 뒤 내전이 격화됐다.
이후 GNA의 파예즈 알사라즈 총리와 LNA의 하프타르 사령관은 지난 1월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주재한 회의에 참석해 잠정적인 휴전에 동의했지만, 이후에도 교전을 종종 벌여왔다.
유엔이 지난달 중재한 협상에서 양측은 불안정한 휴전을 영구적인 정전으로 전환한다는 '대원칙'에는 합의했으나,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합의를 끌어내는 데는 실패했다.
살라메는 지난달 28일 LNA 측이 트리폴리를 공격하자 "협상 절차가 불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리비아 내 세력을 지원하는 몇몇 국가는 계속해서 무기 금수를 위반하고 있어 전망을 더욱더 어둡게 했다. 아랍에미리트(UAE)와 이집트, 터키 등이 해당 국가로 거론된 바 있다.
터키와 카타르 등의 지지를 받는 GNA는 유엔이 합법성을 인정하지만, LNA가 리비아 국토의 80% 정도를 장악하고 이 지역에 유전이 몰려 있어 프랑스,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은 LNA에 우호적이다.
살라메의 사임은 이런 가운데 리비아 내전을 종식하도록 주요 강대국을 설득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최근 "지난 1월 베를린 회의 이후 주요 국가의 필요한 지원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내 대답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며 나는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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