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승리 유력 네타냐후, 안심은 일러…연정협상 또 험난할 수도

입력 2020-03-03 17:02  

총선승리 유력 네타냐후, 안심은 일러…연정협상 또 험난할 수도
부패혐의 재판도 변수…리에베르만 전 국방장관이 '킹메이커' 될 수도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이스라엘 총선에서 베냐민 네타냐후(70) 총리가 이끄는 보수 성향 리쿠드당의 승리가 유력한 가운데 연립정부 협상이 또다시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채널13' 등 이스라엘 매체는 2일(현지시간) 실시된 총선의 출구조사를 분석한 결과, 리쿠드당이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 의석 120석 가운데 36∼37석으로 최다 의석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출신 베니 간츠가 이끄는 중도정당 청백당(Blue and White party)은 리쿠드당보다 3∼5석 적은 32∼33석을 얻을 것으로 조사됐다.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은 정당들과 협의를 거쳐 네타냐후 총리를 다시 총리 후보로 지명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연립정부 구성이다.
작년에도 4월과 9월 총선 직후 네타냐후 총리는 연정 구성권을 먼저 부여받았지만, 예상과 달리 연정을 꾸리지 못해 고개를 숙였다.
이번에도 네타냐후 총리가 연정 협상에 실패할 경우 '4번째 총선'을 피하지 못해 이스라엘의 정치 혼란이 심화할 우려가 있다.



현지 언론은 출구조사 결과를 토대로 리쿠드당과 유대교 종교 정당들의 의석을 59석으로 내다봤다.
이 예상대로라면 네타냐후 총리는 아직 연정에 필요한 의회 과반 의석(61석)에 2석 모자라는 상황이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네타냐후 총리가 우파 연립정부를 구성하기에 충분한 지지를 얻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과반 의석을 확보하려면 정치적 이념이나 이해관계가 달랐던 정당들을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네타냐후 총리가 중도좌파 정당들에 손을 내밀 수 있다.
'노동-게셰르', '메레츠' 등 중도 좌파 정당들은 지난해 총선에서는 간츠 대표를 지지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청백당에 '거국 내각'을 꾸리자고 다시 제안할 수 있지만 간츠 대표는 그동안 부패 혐의에 휘말린 네타냐후 총리가 주도하는 연정에는 참여할 수 없다고 거부해왔다.
극우정당 '이스라엘 베이테누당' 대표인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 전 국방부 장관의 행보도 주목된다.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은 이번 총선에서 6∼7석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AP통신 등 외신은 리에베르만 전 장관이 차기 총리를 결정하는 '킹메이커'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리에베르만은 지난해 총선에서는 네타냐후 총리와 간츠 대표 사이에서 중립을 지켰고 이번에도 아직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지난달 13일 청백당이 주도하는 연정에 합류할 준비가 됐다며 청백당으로 기우는 모습을 보였지만 같은 달 27일에는 청백당의 간츠 대표가 아직 총리가 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리에베르만은 과거 네타냐후 총리의 동지였다.
옛 소련 몰도바 태생의 유대인인 리에베르만은 1993년부터 리쿠드당 사무국장으로 네타냐후와 일했고 1996년 네타냐후가 총리로 첫 임기를 시작할 때 총리실장을 맡기도 했다.
그는 리쿠드당을 탈당한 뒤 1999년 러시아계 이주 유대인의 지지를 기반으로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을 창당했고 네타냐후의 우파 연정에서 외무장관, 국방장관 등을 역임했다.
그러나 2018년 11월 네타냐후 내각이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휴전했다고 비판한 뒤 국방장관직에서 사임했고 작년에는 초정통파 유대교 신자들의 병역 의무를 주장하며 연정 참여를 거부했다.
리에베르만은 최근 이스라엘에서 '4번째 총선'은 없을 것이라며 연정 실패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부패 논란도 극복해야 한다.
네타냐후 총리는 작년 11월 뇌물수수와 배임,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2주 후인 오는 17일 첫 재판이 열릴 예정이어서 법정에 설 정치인이 새 연정을 꾸리는 게 적절하냐는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이스라엘 대법원은 올해 1월 초 네타냐후 총리가 차기 정부를 구성할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심사를 일단 보류했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부패 혐의에 대한 재판 결과에 따라 네타냐후 총리가 임기 도중 낙마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noj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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