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원망스러워"…브라질, 방한 교환학생 프로그램도 차질

입력 2020-03-04 02:35  

"코로나19 원망스러워"…브라질, 방한 교환학생 프로그램도 차질
상파울루 사립학교들 "코로나19 확산한 나라 방문한 학생들 등교 보류"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한국에 꼭 가고 싶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내 꿈이 날아가 버렸다"
브라질 최대 도시 상파울루 인근 ABC 연방대학에 다니는 여대생 레치시아 스타벨리니(21·국제관계학과)는 오랫동안 준비해온 한국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포기했다.
곧 한국행 항공기를 탈 예정이었으나 한국과 이탈리아, 이란, 일본 등에서 코로나19가 급증하는 데 우려한다는 세계보건기구(WHO)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결국 꿈을 접었다.
브라질 일간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는 레치시아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와 함께 운영하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큰 차질을 빚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3학년으로 지난해 교환학생으로 선발된 레치시아는 "한국에 가는 것이 내 꿈이었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준비해 왔다"면서 "그러나 건강을 해칠 것을 각오하고 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레치시아와 같은 대학 친구이자 일본에 교환학생으로 가려던 학생 역시 "인턴 근무를 중단하고 졸업을 늦추더라도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하려고 했으나 건강이 우선"이라며 포기 의사를 확인했다.
이런 분위기는 다른 대학도 마찬가지다.
상파울루 주립대(USP)는 교환학생으로 선발된 학생들에게 "국제기구의 권고사항을 주시하기 바란다"고 안내하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이후로 프로그램 운영을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상파울루시 인근 캄피나스 주립대(Unicamp)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당장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코로나19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브라질에서 확진자가 2명 나오고 의심 환자가 가장 많은 상파울루의 사립학교들은 코로나19가 확산한 나라를 방문하고 돌아온 학생들에게 등교를 보류하라고 통지했다.
이들 학교는 "카니발 축제 연휴 기간에 코로나19 위험 국가를 방문한 학생들은 최소한 14일간 집에 스스로 자가 격리하며 증상이 나타나는지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브라질 보건부와 지방정부는 "너무 성급한 결정"이라면서 "발열과 호흡기 질환 증세를 보이지 않으면 굳이 격리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fidelis21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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