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10년 넘게 중국 항공업계 등을 해킹해왔다고 중국의 한 유명 사이버보안 업체가 주장했다.
로이터 통신은 4일 중국업체 치후(奇虎) 360이 최근 온라인 블로그에 "CIA 해킹그룹(APT-C-39)이 11년간 중국의 주요 산업계를 대상으로 사이버첩보 활동을 벌였다"는 게시물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업체 측은 자신들이 발견한 악성 소프트웨어 샘플을 2017년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CIA의 디지털 스파이도구와 비교해 스파이활동을 찾아냈다고 주장했다.
또 CIA가 중국 항공 및 에너지 업계, 과학연구기관, 인터넷기업, 정부기관 등을 해킹 대상으로 했다면서, 항공업계를 해킹한 것은 '주요 인물'의 여행정보를 알기 위해서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업체 측은 자신들이 확보한 악성 소프트웨어 샘플 목록을 공개하고, 이것들이 미국 동부해안의 근무 시간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로이터는 이와 관련해 CIA와 주미 중국대사관 등에 문의했지만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미국 정보기관의 개인정보 수집실태를 폭로한 미국 국가안보국(NSA) 전직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사례나, 중국의 해킹 활동에 대한 미국 검찰의 기소 등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과 중국 모두 적국을 해킹해왔다는 증거들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 외교협회(CFR)에서 중국과 사이버안보를 연구하는 애던 시걸은 로이터 인터뷰에서 "치후의 발표는 지난달 미국에서 개인 신용정보업체 에퀴팩스의 고객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중국 군인 4명이 해킹 혐의 등으로 기소된 것과 관련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치후가 CIA 활동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미국을 향한 메시지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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