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아프리카 최대규모 경제국 재확인
코로나 사태로 올해 남아공 전망 어두워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지난해 경기 침체로 허덕인 가운데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최대 경제 대국 지위를 수년째 재확인했다.
4일 AP 통신 등에 따르면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산업화된 나라인 남아공은 정전 등 전력난이 산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보다 1.4% 감소했다고 남아공통계청이 전날 발표했다.
남아공 경제는 지난해 3분기에도 0.8%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경기침체는 일반적으로 2분기 연속 경제성장이 감소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따라 남아공은 아프리카 대륙에서 나이지리아에 이어 제2의 경제대국으로 만족해야 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남아공과 나이지리아 두 나라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49개국의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나이지리아는 석유 증산 등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예상을 깬 경제성장을 하면서 지난 한해 4년만에 최대 성장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서아프리카에 위치한 나이지리아의 GDP는 환율에 따라 4천20억달러∼4천760억달러에 달했다.
이에 비해 남아공 경제규모는 현지화폐 랜드 평균환율을 적용하면 3천520억달러에 그쳤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남아공과 나이지리아는 지난 수년간 아프리카 제1위 경제대국 자리를 놓고 다퉈왔다. GDP 산정 방식에 따라 시기상 조금 차이가 있으나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나이지리아가 수위를 줄곧 지켜왔다.
다만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1억9천만명으로 남아공(5천700만명)보다 3배 이상이고 석유 의존도가 큰 데 비해, 남아공은 비교적 선진화된 경제구조를 자랑하며 아프리카에서 유일한 주요 20개국(G20) 일원으로 활동해왔다.
남아공 경제가 지난 4분기에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역성장한 가장 큰 주범으로는 전국적인 정전이 꼽힌다.
남아공 국영 전력회사인 에스콤은 수요를 맞추지 못해 주택가, 공장, 광업, 비즈니스 전반에 순환 정전을 실시해야 했다.
남아공의 올해 경제 전망도 중국 안팎의 코로나 사태 때문에 어둡다. 중국은 남아공 최대 교역 상대국이다.
이날 남아공 경제지 비즈니스리포트는 전력난 지속과 경기 수요 부족으로 남아공이 신용등급 강등에 더 다가섰다고 전했다.
헤지펀드 시타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르텐 애커만은 신문에 "올해도 경기침체 환경이 계속될 것 같다. 신용등급 강등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남아공 경제전망치 0.9%도 너무 낙관적이라고 우려했다. 지난해 남아공 경제는 0.2% 성장에 그쳤다.
국제 3대 신용평가기관 가운데 무디스가 아직 유일하게 남아공 신용등급을 '정크본드' 위로 유지하고 있다. 무디스는 이달 말 남아공 신용등급 평가를 발표할 예정이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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