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대한항공 이사회 열어 신규 사외이사군 대거 추천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한진그룹 경영권이 달린 한진칼[180640] 주주총회를 앞두고 한진그룹이 김석동(67) 전 금융위원장을 비롯한 신규 사외이사 후보군을 대거 공개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003490]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연합'이 제안한 이사 후보군 7명(8명 중 1명 사퇴)에 대항하기 위해 내놓은 회심의 카드다.
한진칼 스스로 "3자 연합이 제안한 이사 후보보다 전문성과 독립성이 뛰어난 후보"라고 밝힌 만큼 이달 27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4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이날 한진칼 이사회가 추천한 신규 사외·사내이사 후보는 총 7명이다.
사외이사는 지배구조 개선, 재무구조 개선, 준법 경영을 이끌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사내이사는 수송 물류 산업의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각각 구성했다는 것이 한진칼 측의 설명이다.
이중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된 김 전 위원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0년 제23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뒤 재정경제부 차관과 금융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35년간 공정한 자본시장 질서 확립에 애써 왔다.
한진칼은 김 전 위원장이 2011년 저축은행 부실화 사태를 해결하고 금융시장 안정화를 도모한 경험이 한진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영석(60) 서강대 경영대학 교수는 한국자본시장연구원장, 공적자금관리위원장, 한국금융학회장 등을 역임한 재무·금융 전문가로, 기업윤리의 중요성을 자본시장 전반에 확산시키기 위해 지속가능기업윤리연구소를 설립한 바 있다.
금융 회사의 지배구조 개선에 노력해 온 만큼 주요 거시경제 변수인 유가·환율·금리 등에 대한 재무리스크 관리 능력을 높이고 그룹 사업 개편 등 경영 발전 방안을 추진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한진칼은 기대하고 있다.
마이다스PE 대표인 임춘수(55) 후보는 골드만삭스, 삼성증권[016360], 한국투자증권 등 국내외 대형 투자은행(IB)에서 20년 이상의 전문적인 업무를 수행한 자본 시장 전문가다. 국내외 기관 투자자, 연기금, 일반주주 등 다양한 주주와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주주 권익을 강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첫 여성 사외이사로 추천된 최윤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988년 제30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서울지검 검사, 사법연수원 교수,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장 등을 역임한 법률 전문가다.
한진칼은 최 교수가 한국씨티은행의 첫 여성 사외이사로 활동하는 등 이론과 실무 경험을 겸비한 만큼 회사의 법률적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이사회의 균형 있는 의사 결정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동명(63) 법무법인 처음 대표변호사는 1978년 제20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서울지방법원·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와 법원도서관장, 의정부지방법원장 등을 지냈다. 30여년의 판사 경력과 10여년간의 변호사 활동으로 축적한 법률 전문성과 통찰력을 토대로 이사회 운영에 객관적인 법리적 판단을 제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진칼 측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사추위원, 컴플라이언스 위원 등 회사의 자문위원과 금융사 최고경영자(CEO) 등 외부 인사에게 사외이사 추천을 받았으며, 특정 주주와 사업상 연관성이 있거나 이해상충 소지가 발생할 수 있는 후보는 추천과정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사외이사 후보 선정 과정에서 조 회장은 전혀 관여하지 않았으며 이날 이사회 이후 상견례할 예정이라는 후문이다.
이는 일각에서 자격 논란이 제기된 3자 연합의 이사 후보군을 겨냥한 것이기도 하다.
앞서 3자 연합이 제안한 이사 후보군 중 유일한 항공업계 경험자인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091810] 사장은 항공경영분야 종합컨설팅회사인 스카이웍스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이해상충 가능성이 제기됐고 사외이사 후보인 구본주 법무법인 사람과사람 변호사는 반도건설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퍼스트에서 2017년 6월까지 재직한 경력이 확인돼 독립성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한진칼은 사내이사 후보로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하은용 대한항공 재무부문 부사장을 추천, 3자 연합보다 전문성을 갖췄다는 입장이다.
한진칼은 "조 회장은 지난 17년간 정보기술(IT), 자재, 여객, 화물, 경영전략, 기획 등 대한항공 핵심 부서 근무 경험을 축적한 항공 물류 전문가로, 2017년 대한항공 사장 취임 후 항공운송사업 분야에서 전문적인 식견을 바탕으로 회사 성장과 성과 창출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하 부사장 역시 한진그룹에서 30년 넘게 근무한 재무·전략 전문가로, 대한항공 해외영업지점과 재무본부, 경영기획실, 항공우주사업본부, 운항본부, ㈜한진[002320] 재무담당, 한진정보통신 감사 등의 경력을 갖고 있다.
대한항공 이사회 역시 이날 정갑영(69) 전 연세대 총장과 조명현(56)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박현주(53) SC제일은행 고문 등 사외이사 후보 3명을 선정했다.
정 전 총장은 27년간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한 뒤 연세대 제17대 총장을 역임한 경제학 전문가로, 한국산업조직학회장과 동북아경제학회장, 정부투자기관 운영위원, 감사원 감사혁신위원장, 산업통상자원부 사업재편심의위원장 등을 지냈다.
이를 바탕으로 경영 전반에 대한 균형 잡힌 의사결정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 대한항공의 설명이다.
조 교수는 현재 국제기업지배구조연대(ICGN) 이사를 맡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지배구조 전문가로, 한국스튜어드십코드 발전위원장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장 등을 지내 주주와 국내외 투자기관이 요구하는 기업 환경, 사회적 책임, 거버넌스 개선 등에 대해 전문적인 의견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여성 사외이사 후보인 박 고문은 SC제일은행 부행장보를 역임한 기업 금융 전문가로, 여성인재 발굴과 성 평등에 앞장서며 기업문화의 변화를 주도하는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8년 영국 파이낸셜타임즈가 선정한 '직장 내 성 평등 기여부문 세계 100대 여성 임원'에 선정된 바 있다.
사내이사로 재추천한 우기홍 사장과 이수근 부사장 역시 항공 전문가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USC)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받은 우 사장은 여객 마케팅 임원, 미주지역본부장, 여객사업본부장, 경영전략본부장 등 회사의 주요 부서에서 근무했으며, 델타항공과의 성공적인 조인트 벤처를 추진하고 운영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다.
이 부사장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MBA를 받았으며 자재부, 시설환경부, 정비기술부 등 항공사 운영과 관련한 핵심 부서를 두루 거친 전문가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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