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주간지 보도 "면접서 한국인 응시자 전원 0점 처리"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친구가 권력의 후광 이용해 신설했다는 의혹을 산 일본 한 대학 수의학부가 한국인 응시자를 부당하게 탈락시켰다는 주장이 일본 주간지를 통해 제기됐다.
일본 사학법인 가케(加計)학원 산하 오카야마(岡山)이과대학 수의학부가 지난해 입시에서 한국인 응시자를 전원 불합격시켰으며 이를 위해 면접 점수 0점을 주는 등 부당한 행위가 있었다고 주간지 '슈칸분슌'(週刊文春)은 5일 발매 예정인 최신 호에서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작년 11월 16일 에히메(愛媛)현 이마바리(今治)시에 있는 오캬야마이과대학 이마바리 캠퍼스에서 실시된 수의학부 A방식 추천입시에서 한국인 응시자 8명 전원이 면접에서 0점을 받고 불합격했다고 가케학원 간부급 직원인 다케다 아키(武田晶·가명) 씨가 주장했다.
다케다 씨는 응시자 수험번호, 출신지, 득점, 합격 여부 등이 적힌 내부 문서를 제시했는데 여기에 출신지가 '외국'으로 표기된 불합격 응시자 8명이 한국 수험생이며 이들의 면접 점수는 모두 0점이라고 슈칸분슌은 전했다.
다케다 씨는 학과 2개 과목, 면접, 고교 성적을 반영한 평점평균치 등 4가지 영역에 50점씩 배점돼 200점 만점으로 A방식 추천 입시가 실시되며 외국인의 경우 평균평점치를 일률적으로 35점을 주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불합격한 한 지원자의 경우 이들 영역 득점이 각각 46점, 47점, 0점, 35점으로 합계 128점을 받았는데 만약 그가 면접에서 10점이라도 받았으면 합격했을 것이라고 다케다 씨는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가케 학원에서 장기간 근무한 다른 직원 사토 유키(佐藤有紀·가명) 씨는 앞서 입학한 한국인 학생 중 일부의 성적이 부진해지자 수의학부 교수들이 한국인을 받아들이는 것에 난색을 보였으며 이후 자의적으로 점수를 매길 수 있게 면접이 도입됐다는 얘기가 돈다고 주장했다.
한국인 지원자가 면접에서 0점을 받은 것에 대해 수의학부 교수진은 '일본어 의사소통이 현저히 곤란했다'고 학내에 설명했다고 슈칸분슌은 밝혔다.
이에 대해 일본어로 출제되는 학과 시험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은 지원자의 일본어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다케다 씨는 지적했다.
오카야마이과대 측은 슈칸분슌 보도에 관한 연합뉴스의 질의에 검토 후 회신하겠다고 반응했다.
가케학원은 아베 총리의 골프 친구인 가케 고타로(加計孝太郞) 씨가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일본 정부는 2016년에 가케학원 산하 오카야마대학의 수의학부 신설을 허용했다.
수의사 과잉공급 우려 등을 이유로 52년 동안 대학의 수의학과 신설 요청을 수용하지 않던 일본 정부가 이례적인 결정을 한 것이라서 아베 정권이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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