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통증 환자가 남성보다 많은 건, 젖 분비 호르몬 때문"

입력 2020-03-05 14:14  

"여성 통증 환자가 남성보다 많은 건, 젖 분비 호르몬 때문"
스트레스가 프로락틴 분비 촉진→ 여성 특이적 통증으로 이어져
미 애리조나 의대 연구진, '사이언스 중개 의학'에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기능성 통증 증후군(functional pain syndromes)'은 상처나 수술 같은 통증 원인이 사라졌는데도 계속 나타나는 만성 통증을 말한다.
여성은 이런 기능성 통증 증후군 환자가 남성보다 훨씬 더 많다.
여성에게 더 많이 생기는 통증 가운데 대표적인 게 편두통이다. 미국에는 약 3천500만 명의 편두통 환자가 있는데 4명 중 3명꼴은 여성이다.
이 밖에 섬유 근육통(fibromyalgia)은 10명 중 9명, 과민성 대장 증후군(irritable bowel syndrome)은 4명 중 3명꼴이 여성이라고 한다.
대체로 여성이 남성보다 통증 질환에 취약한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생리적 메커니즘을 미국 애리조나대 의대 과학자들이 발견했다.
임신 말기나 수유기 여성의 젖 분비를 자극하는 신경호르몬(프로락틴)이 여기에 깊숙이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학의 프랭크 포레카 약물학·마취학 교수팀은 관련 논문을 과학 저널 '사이언스 중개 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발표했다.





4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오피오이드(opioid·합성 진통·마취제)를 쓰면 통증이 더 심해지는 환자가 종종 있는데, 이런 경우도 남성보다 여성에서 많이 생긴다.
이와 관련해 통증 신호를 뇌에 전달하는 신경세포와 신경 구조가 성별로 다르다는 가설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었다.
포레카 교수팀은 우연히, 여성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프로락틴이 분비돼 여성 특이적 통증(female-specific pain)을 일으킨다는 걸 발견했다.
그래서 스트레스가 이런 통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부터 연구하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통증을 일으키는 요인으로는 스트레스 외에 알코올, 피로, 수면 부족 등 여러 가지가 꼽힌다.
연구팀은 도파민 D-2 수용체 작용제를 다른 약과 함께 투여하면 이런 유형의 통증을 완화하는 데 유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베르골린(cabergoline)' 같은 도파민 수용체 작용제는 파킨슨병 등 다른 질환에도 폭넓게 쓰이고 중독성도 없기 때문이다.
논문의 저자 중 한 명인 에디타 나브라틸로바 약물학 조교수는 "편두통을 앓는 여성 환자 수를 남성 정도로 줄일 수 있다면 정말 혁명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he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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