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우다 문부과학상 "대학에 사실관계 확인요구…국회에 보고하겠다"
일본 주간지, 오카야마이과대 수의학부 입시 부정 의혹 제기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의 한 사립대학이 입시 면접에서 한국인을 전원 0점 처리했다는 의혹에 관해 일본 정부는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고 반응했다.
하지만 이런 입장을 밝힌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일본 문부과학상은 이 대학이 속한 사학재단과 관련된 비위 의혹에 연루된 인물이라서 철저한 진상 규명이 이뤄질지는 불투명해 보인다.
하기우다 문부과학상은 5일 열린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오카야마(岡山)이과대 수의학부가 작년 입시 면접에서 한국인 응시자 전원을 0점 처리해 탈락시켰다는 주간지 '슈칸분슌'(週刊文春)의 보도와 관련해 "(대학 측에) 추천 입시 상황이나 보도 내용의 사실관계를 포함한 확인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슈칸분슌 보도와 관련한 이시카와 다이가(石川大我) 입헌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한국인 수험생을 불합격시키는 입시 부정 의혹이 보도됐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 "신속한 답변을 요구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하기우다 문부과학상은 일반론을 전제로 학생 선발이 "공정하고 타당한 방법에 의해 이뤄질 것이 요구된다"며 "합리적인 이유가 없이 출신 지역, 거주 지역 등 속성을 이유로 일률적으로 취급하는 차이를 두는 것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학 측의 보고를 받으면 이를 국회에 보고하겠다고 덧붙였다.
슈칸분슌 최신호는 오카야마이과대 수의학부가 작년 11월 16일 실시된 입시 면접에서 한국인 지원자 8명 전원에게 0점을 줬으며 이로 인해 이들이 모두 불합격했다고 오카야마이과대가 속한 사학법인 관계자와 응시자의 영역별 득점 현황이 담긴 내부 문건을 토대로 보도했다.
오카야마이과대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골프 친구인 가케 고타로(加計孝太郞) 씨가 이사장인 학교법인 가케(加計)학원 산하에 있으며 이 대학이 일본에서 52년 만에 수의학과 신설 허가를 받자 아베 정권이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의 측근인 하기우다 문부과학상이 관방부(副)장관 재직 중 오카야마이과대가 수의학부를 신설할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담긴 문건이 문부과학성에서 앞서 나오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하기우다가 대학 정책을 담당하는 문부과학상을 맡는 것이 적절하냐는 논쟁이 있었을 정도다.
하기우다 문부과학상은 과거 블로그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가케 이사장과 함께 여가를 보내는 사진을 올리는 등 친분을 드러내기도 했다.
제반 상황을 고려하면 그가 가케학원 산하 오카야마이과대와 관련된 의혹을 제대로 밝히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가케학원은 측은 입시에서 한국인을 차별했다는 의혹에 관한 연합뉴스의 질의에 "입학 선발시험은 일관되게 적절하게 실시되고 있다"고 5일 회신했으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고 의혹에 관해 구체적으로 해명하지도 않았다. (취재보조: 데라사키 유카 통신원)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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