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노사 "일회용 방역용품 재사용 지시" vs "사실무근"(종합)

서울대병원 노사 "일회용 방역용품 재사용 지시" vs "사실무근"(종합)
공공운수노조 "간병인 등 8천여명 사각지대…병원이 책임 회피"
서울대병원 "재활용 지침 전달 안 해…마스크 부족해 의료인 우선지급"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김철선 기자 = 서울대병원이 방역용품 재고 부족을 이유로 일회용으로 사용하던 보호구를 소독해 다시 사용하라고 지시하고, 병원에서 종사하는 일부 노동자들에게는 마스크도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서울대병원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는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대병원에서 직접 환자를 대면하고 치료하는 노동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위험의 늪에 빠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지난달 26일 병원에서 '의료용 N95 마스크 재고가 부족하고, 전동식호흡장치(PAPR) 후드와 고글 입고가 어려워 재사용해야 한다'는 지침이 내려왔다"며 "궁여지책으로 일회용으로 사용하던 PAPR 후드와 고글을 회수하고, 소독해 재사용하는 것이 현주소"라고 밝혔다.
노조는 "아무리 소독을 잘하더라도 일회용의 의미를 모르진 않을 것이다. 재사용으로 인한 안전성은 어디에도 담보되지 않는다"며 "만약 간호사가 감염된다면, 그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환자와 24시간 밀접접촉하고 있는 간병인들도 감염될 수 있지만, 서울대병원은 소속 직원이 아니라면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서울대병원에 간병인 등 8천여명 병원 노동자가 근무하고 있는데, 이 중 한명이라고 코로나19에 감염된다면 그 사태를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라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진 등 병원 노동자들이 안심하고 본업에 충실할 수 있도록 보호구를 지급하고, 간병인처럼 사각지대에 놓인 병원 노동자들에게도 마스크를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서울대병원은 일회용 방역용품 재사용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병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어느 부서에서도 일회용 보호장구를 재활용하라는 지침을 전달한 적이 없다"며 "현장에서 일회용품은 사용 후 무조건 폐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스크 대란 속에서 병원도 마스크가 부족한 상황으로 의료진에게 마스크를 우선 지급하기로 했다"며 "환자가 고용한 간병인에게는 기본적으로 마스크를 지급하지 않고 있지만, 환자와 접촉해야 하는데 마스크가 없어 요청할 경우에는 간호사실에서 개별적으로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용균재단과 발전비정규직 연대회의 측은 이날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을 위해 써달라며 노조 측에 의료용 N95 마스크 600장을 기부했다.
kc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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