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신천지 관리 일단락되자 전국서 소규모 집단감염 속출
각 시설 의심증상자 신고 담당자 지정해야…비상연락망으로 즉시 신고
주말 '사회적 거리두기' 신신당부…"가능한 모든 모임·외출 자제해야"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대구 이외 지역에서 요양원과 병원, 강습소 등 집단이용시설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상이 예사롭지 않다.
정부는 대구 신천지교회 교인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된 이후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보고되는 집단감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산발적 유행을 초기에 진압하고, 향후 예상되는 유행에 철저히 대비하지 않는다면 전국적 대유행에 직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지방자치단체는 집단시설과 반드시 비상 연락망을 구축, 감염 의심자가 발견되면 즉각 신고하고, 역학조사를 지원하는 등 철저하게 준비태세 갖추라고 지시했다. 또 모든 국민에게 가능한 모든 모임과 외출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 정부 "숨겨진 환자 조기 발견에 사활이 걸렸다"
6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보다 518명 늘어난 6천284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확진자 중 367명은 대구에서, 123명은 경북에서 나왔고, 그 외에는 전국 8개 시도에서 발생했다.
경기 성남에 있는 분당제생병원에서 9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경북에서는 요양시설에서 확진자가 계속 늘면서 봉화 푸른요양원은 입소자·종사자 117명 가운데 49명이 확진됐고, 경산 행복요양원에서는 53명 중 8명이 확진됐다.
1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온 청도 대남병원과 같은 건물에 있는 군립 청도 노인요양병원에서도 입원환자 2명과 직원 1명 등 확진자 3명이 나왔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전국적으로 신천지와 관련 없는 산발적인 유행이 발생하고 있다"며 "면밀한 조사와 조치가 없으면 제2의, 제3의 집단발병으로 발전할 수 있어 각 시도가 적극적으로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집단시설과 다중시설, 의료기관을 통해 소규모의 유행 확산에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드러나지 않은 감염 사례를 얼마나 빨리 발견할 수 있느냐에 많은 것이 달린 상황"이라고 밝혔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확진자 1명이 발견돼 역학조사에 들어가면 이미 감염된 사람이 2∼3명 더 생긴 상황이다. 코로나19는 감염 초기 전파력이 매우 강한 전염병이기 때문이다.
◇ 집단시설 '증상 신고 담당자' 지정해야
정부는 대구·경북 외 지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수백명씩 발생하는 상황을 피하려면 지방자치단체가 집단시설, 다중이용시설, 의료기관과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집단이용시설과 비상 연락체계를 구축하고 역학조사와 방역조치를 위한 만만의 준비태세를 갖추라고 지시했다.
또 역학조사는 집단 내 또는 지역사회로의 전파를 차단하는 가장 핵심적인 기능이라고 강조하면서, 초동조치에 만전을 기하라고 거듭 강조했다.
방역당국의 이런 지시에 따라 각 시설은 '증상 신고 담당자'를 지정해야 한다. 의심 증상을 보이는 사람은 보건당국에 즉각 신고하고, 증상자를 가려내기 위해 시설 이용자를 대상으로 1일 2회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시설 이용 후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는 노래방과 PC방 등에 대한 방역 조치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정 본부장은 "노래방, PC방 등 다중이용시설의 경우 비누나 손 소독제 등을 충분히 비치하고, 이용자들의 손이 많이 닿는 곳을 중심으로 철저하게 소독하고 환기도 자주 해달라"고 강조했다.
◇ 집단시설 코호트 격리 많아질 듯…정부 "주말 모든 외출·모임 자제해야"
정부는 집단감염이 전국에서 산발하자 환자 분류와 접촉자 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 이 때문에 이동이 불편한 취약계층이 많은 시설에서 확진자가 생길 경우 '코호트' 격리가 적지 않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코호트 격리는 특정 질병에 같이 노출된 사람을 동일 집단(코호트)으로 묶어 격리하는 조치로, 앞서 청도 대남병원 정신병동을 코호트 격리했고 최근 경북도에서도 노인·장애인·정신보건, 아동양육 시설 581곳에 대해서 예방적 차원의 코호트 격리를 단행했다.
정 본부장은 "가장 안전한 방법은 개별적 모니터링 또는 생활치료센터 내 1인 1실 격리이겠지만, 소규모 유행이 많이 일어나는 상황에서는 자원의 한계로 원칙을 다 지키기는 어렵다"며 "상황별로 가장 좋은 격리방법을 찾고 관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요양원 이용자나 요양병원 환자는 거동이 매우 불편하고 간병이 필요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해당 시설에 병실이 여유가 있으면 환자를 이동시키는 방식으로 코호트 격리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주말을 앞두고 개인위생수칙 준수와 '사회적 거리두기'를 거듭 강조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가능한 모든 모임과 외출을 자제해 달라"며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과는 접촉을 피하고, 특히 많은 사람이 모이는 닫힌 공간에는 최대한 가지말라"고 당부했다.
또 집에서 머물 때도 충분한 휴식, 적절한 운동, 균형 잡힌 식생활, 위생수칙 준수, 주기적 환기를 실천하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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