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서 '포메라니안 확진' 보도…"감염 맞는지 단정 못 해"
"평상시에 멀리할 필요 없지만…확진자라면 접촉 자제를"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김예나 기자 = 홍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반려견 역시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반려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인 상황에서 반려동물을 멀리할 필요는 없지만, 코로나19 감염자라면 접촉을 자제하거나 위생수칙을 지키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7일 외신에 따르면 홍콩 당국은 지난달 코로나19 검사에서 약한 양성 반응을 보여 논란이 됐던 포메라니안 반려견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홍콩 당국은 지난달 27일 이 반려견의 입과 코, 항문 등에서 채취한 샘플을 검사한 결과 코로나19 약한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발표했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 등 전문가들이 만장일치로 이 반려견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판정했다는 것이다.
반려견은 발열, 폐 질환 등 코로나19 증상은 보이지 않았으며, 건강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이 포메라니안이 감염된 것으로 최종 확인된다면, 사람이 동물에게 코로나19를 전파한 첫 사례가 된다.
이를 두고 세계보건기구(WHO)와 OIE가 구체적으로 검토 중이다. WHO와 OIE는 일단 반려동물이 코로나19의 감염원 되거나,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명확한 근거는 없다고 보고 있다.
국내 수의사를 중심으로 한 학술단체인 한국수의임상포럼도 반려동물의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이다.
수의임상포럼은 검사상 오류가 있을 수 있고, 설사 반려견에게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더라도 검체 채취과정에서 보호자에게서 배출된 게 단순 검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반려견에게서 아무런 증상이 없었다는 점을 볼 때 실제 감염으로 확정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유한상 서울대 수의과대 교수도 사람에게서 반려견으로 전파됐을 가능성은 열어두면서도 일반화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유 교수는 "아직 알려진 사례는 한건에 불과하다"며 "중국과 국내 확진자의 수에 비하면 '특별한' 사례인 것 같다"고 말했다.
2003년 유행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도 반려동물이 사스에 걸렸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지만,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다.
이러한 의견을 종합해 볼 때 평상시라면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반려인이 코로나19 감염 상태라면 반려동물을 대할 때에도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OIE는 "인수공통전염병처럼 사람과 동물이 질병을 공유하기도 하므로, 코로나19 감염자는 바이러스에 대한 추가 정보가 나올 때까지 반려동물 등과 접촉을 제한할 것을 권한다"고 밝혔다.
부득이한 경우 코로나19 확진자가 반려동물을 돌봐야 하는 때에는 기본적인 위생수칙을 지켜야 한다. OIE는 음식을 나눠 먹거나 입 맞추는 등의 행위를 하지 말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반려동물을 만진 후에는 손을 잘 씻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수의임상포럼도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된다"며 "일반적인 상황에서 반려동물을 격리하거나 멀리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코로나19 감염자가 바이러스에 오염된 손으로 반려동물을 만질 경우 반려동물이 건강한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며 "이 경우 감염자의 휴대폰 등 사물을 통한 전파 가능성과 같은 위험성 정도라 개인 위생관리에 준하는 주의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격리된다면 반려견 역시 격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 "가능성은 낮다고 하지만 반려견도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고 전염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격리되면 반려견도 격리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는 동물검역당국에도 "반려동물 감염에 대한 감시를 철저히 하고 이에 대한 주의사항과 지침을 알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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