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공지 못받고 뉴스로 접해" 항의…선장, 승객에 사과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0) 무더기 양성 판정이 나온 미국 크루즈선 '그랜드 프린세스'호의 승객들은 미국 정부가 '선내 격리' 가능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 분통을 터트렸다.
워싱턴포스트(WP)와 LA타임스는 6일(현지시간) '그랜드 프린세스'호에 승선한 승객들에게 연락을 취한 결과, 승객들은 정부의 발표 내용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을 통해 코로나19 의심 증상자를 대상으로 검사를 한 결과 승객 2명, 승무원 19명이 양성 반응을 보였다면서 우선 승무원을 선내 격리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승무원뿐만 아니라 탑승객 모두를 전수 검사를 한 뒤 확진자에 대해선 선내 격리가 바람직하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이에 크루즈선 승객 스튜어트 프리드먼은 WP에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환자가 (미국 땅에서) 급증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를 세균 배양 접시 위에 두려 한다"며 "대통령은 우리보다 (감염자) 숫자에 더 신경을 쓴다"고 꼬집었다.
일부 승객은 선내 격리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을 나타냈다.
캐나다 국적의 한 승객은 "바이러스는 두렵지 않지만, 배 위에서 격리되는 상황은 끔찍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사전에 코로나19 진단 결과를 알려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발표해버렸다며 불만을 표시하는 승객도 있었다.
부모와 함께 크루즈선에 탑승한 데비 로프터스는 LA타임스에 "크루즈선 선장이 아닌 부통령으로부터 이 소식을 듣게 됐다는 사실에 매우 화가 난다"고 말했다.
승객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크루즈선 선장은 정부의 발표 내용에 대해 사전 공지를 받지 못했다고 해명하면서 승객들에게 사과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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