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코로나19 시설 붕괴에 격리 한국인 불안…1천38명 달해(종합)

입력 2020-03-08 15:56   수정 2020-03-08 16:22

중 코로나19 시설 붕괴에 격리 한국인 불안…1천38명 달해(종합)
같은 도시에도 3명…"안전문제 걱정돼, 자가격리 희망"


(상하이·베이징=연합뉴스) 차대운 김윤구 특파원 = 중국 푸젠성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격리 시설로 쓰이던 한 호텔이 갑자기 무너진 가운데 붕괴 시설 인근의 또 다른 호텔에 한국인 3명이 격리돼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이번 사고를 피하기는 했지만 불안감을 호소하면서 현재와 같은 지정 시설 격리가 아닌 자가 격리로 전환을 희망하고 있다.
8일 주중 한국 대사관에 따르면 코로나19 격리 시설 붕괴 사고가 난 푸젠성 취안저우(泉州)시에서는 우리 국민 3명이 강제 격리가 이뤄지는 '집중 관찰 시설'에서 머무르고 있다.
애초 취안저우시에서는 한국인 4명이 강제 격리 생활을 했지만 지난 6일 한 명의 격리가 먼저 풀렸다.
이들 3명이 격리된 취안저우시 이차이(怡菜)호텔은 전날 밤 붕괴한 신자(欣佳)호텔에서 약 30㎞ 떨어져 있다.
이곳 역시 현재 정상적인 호텔 운영을 중단한 채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발생 위험 지역으로 구분하는 '중점 지역'이나 '중점 국가'에서 온 사람들을 최소 14일간 강제 격리 수용하는 장소로 운영되고 있다.
이차이호텔에 격리된 한국인 3명은 대부분 교민 사업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격리 시작일로부터 14일 이후 나올 수 있다.
7일 오후 6시를 기준으로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중국 주요 도시에서는 중국에 들어온 한국인 1천83명이 '집중 관찰 시설'에 들어가있다. 하루 전보다 225명 늘어난 규모다.
이번 사고로 격리 시설에 있는 이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작지 않다.
사고가 난 취안저우시에서 격리 생활 중인 한국인 사업가 박모씨는 "호텔 붕괴 소식을 듣고 놀랐다"며 "멀쩡한 호텔이 어떻게 순식간에 붕괴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있는 호텔도 오래된 곳이라 혹시나 안전 문제가 있을까 걱정이 돼 자가 격리로 전환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영사관에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현재 운영 중인 시설은 대부분 상대적으로 저렴한 호텔들을 '징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시설별로 여건에 큰 차이가 있다. 일부 시설은 그나마 환경이 쾌적한 편이지만 일부 시설은 냉난방이 중단된 채 방충망도 없는 등 환경이 열악한 곳이 적지 않다고 격리된 한국인들은 전하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도시별로도, 각 도시 안에서도 시설별로 환경이 천차만별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수용 인원이 많이 늘어나면서 중국 측이 예산 문제로 기본적으로는 가격이 저렴한 곳 위주로 제공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 시설이 한국인만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것은 아니다.
중국은 코로나19 역유입을 막겠다면서 한국, 이란, 이탈리아, 일본 등 '중점 국가'에서 온 내국인과 외국인들을 지정 시설 또는 자택에서 반드시 2주간 격리 생활을 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또 이번에 사고가 난 시설처럼 중국의 여러 도시는 중국 내 다른 '중점 지역'에서 온 이들을 일정 기간 격리하는 시설을 다수 운영 중이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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