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대만 제1야당인 국민당의 주석으로 장치천(江?臣) 입법위원(국회의원)이 당선됐다.
8일 대만 연합보 등에 따르면 전날 열린 국민당 주석 보궐 선거에서 8만4천860표(68.6%)를 득표한 장치천 입법위원이 3만8천483표(31.3%)에 그친 하오룽빈(?龍斌) 전 부주석을 상대로 대승을 거뒀다.
보궐 선거는 전국 22개 현(縣)과 시(市)에 설치된 271개 투표소에서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됐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우려와 유권자들의 낮은 관심도로 국민당 전체 유권자 34만5천971명 가운데 35.8%만 투표에 참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투표율은 2001년 국민당 주석 직선제가 도입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어쨌든 보궐 선거가 끝남에 따라 2015년 이후 국민당 주석이 4번 교체된 상황에서 임기가 1년 남짓에 불과한 장 신임 주석이 지난 1월 총통 및 입법위원 선거 참패에 따른 국민당의 곤경을 어떻게 헤쳐나갈지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는 9일 신임 국민당 주석으로 정식 취임 예정인 장치천 주석의 임기는 지난 1월 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 우둔이(吳敦義) 주석의 잔여임기인 1년여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치천 신임주석은 당선 소감에서 앞으로 1년여 동안 (국민당) 당원과 함께 국민당 개혁과 동시에 '두려움 없는 내일'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취임 후 미국 방문 일정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과거 국민당의 신임 주석이 선출되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축전을 보냈으나 이번에는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의 주펑롄(朱鳳蓮) 명의로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에 대한 요구만 전달된 것으로 대만언론이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장치천이 선거 당시 '92공식'에 대해 조금 오래되고 탄력적이지 못하다는 등의 발언을 한 데 따른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친중 입장인 대만 국민당과 중국 공산당의 관계에서 미묘한 변화가 느껴지고 있다며 향후 양측의 관계 변화를 계속해서 관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48세인 장 신임주석은 국립정치대학 외교학과 졸업 후 미국에 유학한 뒤 대학교수로 재직하다 2010년 정계에 뛰어들었으며 행정원 신문국 국장 등을 거쳐 2012년 이후 3선 입법위원을 지냈다.
한편 전날 주석 보궐선거와 동시에 중앙상무위원회 위원 32명을 선출하는 선거도 실시됐다고 대만언론이 보도했다.
16명은 연임되고 16명은 신임 위원들이 선출됐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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