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3자연합 여론 호도" 주장에 3자 연합 "조사 없이 부인으로 일관"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오는 27일 예정된 한진칼[180640] 주주총회를 앞두고 여론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진흙탕 싸움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한항공[003490]의 리베이트 수수 의혹이 주총의 돌발 변수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중심으로 한 한진그룹 측과 이에 맞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연합'은 연일 리베이트 의혹에 대한 공방을 주고받으며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
3자 연합은 9일 보도자료를 내고 "프랑스 법원은 불법 리베이트 수수 사실을 명백히 확인했고 이는 에어버스 스스로 인정한 사실"이라며 "대한항공은 불법 리베이트 수수 과정에서 어떤 내부적인 통제 시스템도 작동한 바 없었고 의혹이 드러난 현재에도 아무런 실질적인 조사 없이 부인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전날 대한항공이 "3자 연합은 프랑스 경제 범죄 전담 검찰의 '수사종결합의서'를 고등법원의 판결문이라고 거짓 주장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반박한 데 따른 재반박이다.
3자 연합은 "주주연합이 공개한 프랑스 법원 문서는 프랑스 경제전담검찰(PNF)과 피의자(에어버스)가 에어버스가 항공사들에 뇌물을 공여한 사실을 확인하고 에어버스의 벌금 납부 등 일정한 행위를 조건으로 형사처벌을 유예할 것을 합의한 문서"라며 "프랑스 법원이 정식으로 공청회(public hearing)를 통해 사실관계를 검토한 뒤 문서의 유효성과 기재내용에 관해 별도의 승인 판결(validation order)을 내린 문서"라고 강조했다.
전날 대한항공이 "합의서에서 언급된 리베이트 의혹 시기는 1996년부터 2000년 사이로, 조원태 회장은 2003년 한진그룹에 입사했으므로, 전혀 모르는 사안"이라고 선을 그은 것에 대해서도 3자 연합은 재반박에 나섰다.
3자 연합은 "리베이트 약속의 실행을 위한 구체적인 작업은 2008년부터 시작됐고, 실제 리베이트 수수는 2010년 최소 200만 달러, 2011년 650만 달러, 2013년 600만 달러 등 세 차례에 걸쳐 각기 다른 방법으로 지급됐다"며 "조원태 대표이사는 2010∼2013년 당시 여객사업본부장, 경영전략본부장 등의 직책으로 항공기 도입을 직접 담당하는 핵심 임원이었다"고 주장했다.
3자 연합은 "2009년 이후 에어버스 항공기 구매에 직접 참여했고 엔진도입계약에 직접 서명하기까지 한 조 대표이사가 항공기 도입과 관련한 거액의 리베이트 수수에 대해 몰랐다고 하는 것은 그야말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3자연합은 이어 "대한항공은 어떠한 실질적인 조사도 없이 리베이트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단정하며 조원태 대표이사의 무관함을 주장하는 데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결국 대한항공과 한진칼의 현 경영진 하에서 이사회와 감사위원회 등에 의한 감시와 견제 기능이 전혀 작동되지 않는다는 증거이고, 주주연합이 이번 주주제안을 통해 제안한 전문경영인제 도입과 이사회 중심의 투명경영이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앞서 채이배 민생당 의원은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에어버스 관련 판결문 등을 제시하며 대한항공 고위 임원이 항공기 구입 과정에서 리베이트를 챙겼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이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수사가 가능한지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3자 연합 역시 이후 잇따라 자료를 내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해왔다.
이에 대한항공은 전날 입장 자료를 통해 "형사사법체계가 다른 프랑스에서 외국 회사와 검찰이 기소를 면제하기로 한 합의서에 대한항공이 언급됐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구체적인 내용도 근거도 없는 주장을 하는 3자 연합의 행태는 한진그룹을 위한 것이 아닌,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기 위한 지극히 불순한 의도임이 명확하다"고 비난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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