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9일 원/달러 환율이 10원 넘게 오르며 달러당 1,200원 선 위로 다시 올라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불안 심리가 급속히 퍼진 탓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1.9원 오른 달러당 1,204.2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0.6원 오른 1,192.9원으로 출발해 고점을 높이다가 오전 중 1,200원 선을 넘어섰다.
코로나19 확산과 국제유가 폭락으로 투자심리가 급랭하면서 원화를 포함한 신흥국 통화는 달러화 대비 약세를 띠었다.
이날 뉴욕 선물시장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30달러를 밑돌았다. 전 거래일 대비 30% 가까이 폭락한 수치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 우려에 더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이 추가 감산에 합의하지 못한 영향이다.
유가 폭락과 코로나19 확산 공포로 코스피는 전장보다 85.45포인트(-4.19%) 폭락한 1,954.77로 마감했다. 지수 2,000선이 무너진 가운데 외국인은 이날 1조3천억원을 순매도했다.
한편 달러화는 미국의 금리 급락 영향으로 유로화, 엔화 등 주요 선진국 통화 대비 약세를 나타내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을 제약할 전망이다.
달러화에 견준 엔화 환율은 이날 하루 2.6% 넘게 하락(엔화가치 상승)한 달러당 102.6엔(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 2016년 11월 이후 3년여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달러의 추가 약세가 전망되는 만큼 원화의 강세 압력도 지속될 것"이라며 "다만, 코로나19 감염 증가와 유가 급락에 따른 대외 불안이 원화 약세 요인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원/엔 재정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100엔당 1,172.48원으로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가(1,126.32원)에서 46.16원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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