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에 더해 국제유가도 폭락한 충격에 9일 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85.45포인트(4.19%) 내린 1,954.77로 마감했다.
종가기준으로 작년 8월 29일(1,933.41) 이후 최저 수준이다. 지수 낙폭은 2018년 10월 11일(-98.94포인트·-4.44%) 이후 1년 5개월 만에 가장 컸다.
지수는 전장보다 59.20포인트(2.90%) 내린 1,981.02에서 출발해 낙폭을 키워 장중 한때 1,95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3천122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날 외국인 순매도액은 1999년 거래소가 일별 순매도액을 집계한 이후 최대 규모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8.12포인트(4.38%) 내린 614.60으로 종료했다. 지수 하락률은 작년 8월 5일(-7.46%) 이후 최대였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국내 증시 시가총액 감소액은 약 67조6천782억원에 달했다.
원/달러 환율은 급등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1.9원 오른 달러당 1,204.2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0.6원 오른 1,192.9원으로 출발해 오전 중 1,200원 선을 넘어섰다.
코로나19 확산과 국제유가 폭락으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원화를 포함한 신흥국 통화는 달러화 대비 약세를 보였다.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지자 안전자산 선호 강화에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채권값 상승)했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4.0bp(1bp=0.01%포인트) 내린 연 1.038%에 장을 마쳤다.
3년물 금리는 개장 직후 한때 0.998%까지 떨어져 사상 처음으로 장중 0%대에 진입했다.
10년물 금리는 연 1.286%로 8.4bp 하락했다. 5년물과 1년물은 각각 5.5bp 하락, 3.7bp 하락으로 연 1.127%, 연 1.014%에 마감했다.
20년물은 연 1.334%로 10.0bp 내렸다. 30년물과 50년물은 각각 10.5bp 하락, 10.7bp 하락으로 연 1.350%, 연 1.349%를 기록했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가격도 강세를 보였다. 이날 KRX 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73% 오른 6만4천480원에 마감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불안 심리가 급속히 퍼지는 상황에 설상가상으로 유가도 급락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날 뉴욕 선물시장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30달러를 밑돌아 전 거래일 대비 30% 가까이 폭락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 우려에 더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이 추가 감산에 합의하지 못한 영향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둔화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유럽, 중동, 미국은 지역사회 확산이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이에 더불어 국제유가 폭락이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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