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오진우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공포에 국제유가 폭락 충격까지 더해지면서 큰 폭 하락 출발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7% 폭락하면서 15분간 거래가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도 발동됐다.
오전 9시 39분(미 동부 시각)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884.88포인트(7.29%) 폭락한 23,979.90에 거래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08.16포인트(7.00%) 추락한 2,764.2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88.18포인트(6.86%) 폭락한 7,987.44에 거래됐다.
시장은 코로나19의 확산과 국제유가 폭락 충격파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럽과 미국 등에서 코로나19가 지속 확산하면서 시장의 공포심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확진자가 빠르게 늘면서 당국은 일부 지역에 봉쇄령을 내리는 등 전격적인 조치도 단행됐다.
존스홉킨스대학의 집계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진자는 11만 명을 상회했다. 사망자는 3천900명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늘었다.
미국에서도 확진자가 560명 이상으로 증가했다. 금융의 중심지 뉴욕주도 확진자가 급증하자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여기에 국제유가의 폭락이라는 암초도 더해졌다.
지난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은 추가 감산은 물론 이달 말 종료될 예정인 기존 감산 합의의 연장에도 합의하지 못했다.
러시아가 추가 감산에 대한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합의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유국 간 갈등이 곧바로 표출됐다. OPEC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는 4월 선적분 주요 원유의 수출 가격을 전격 인하했다. 또 다음 달부터 산유량도 대폭 늘릴 것이란 경고를 내놨다.
주요 산유국들이 서로에게 타격을 주기 위해 유가 폭락을 감수하고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유가 전쟁'에 돌입할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서부텍사스원유(WTI)와 브렌트유 등 주요 원유 가격은 장중 한때 30% 내외 폭락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국제유가가 폭락하면 에너지 관련 기업의 실적에 직격탄이 된다. 더욱이 에너지지 관련 기업 회사채 부실 심화 등으로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 요인이 될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금융시장 상황이 심각해지자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단기 유동성 투입을 긴급히 늘리겠다는 발표를 내놨다.
연준의 공개시장조작을 담당하는 뉴욕 연은은 이날 성명을 통해 하루짜리(오버나이트)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거래 한도를 오는 12일까지 기존 1천억 달러에서 1천500억 달러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기간물 레포 한도도 기존 200억 달러 수준에서 450억 달러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런 조치도 시장 불안을 달래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이날 개장 전에는 주요 지표 발표가 없었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유가 폭락이 시장을 타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바이탈 날리지의 아담 크리스풀리 창립자는 "코로나19보다 유가가 더 큰 문제"라면서 "브렌트유가 지속 하락한다면 주가가 안정적으로 반등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폭락세다. 범유럽지수인 Stoxx 600지수는 7.61% 내렸다.
국제유가는 폭락했다. 4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21.15% 추락한 32.55달러에, 브렌트유는 21.29% 폭락한 3.63달러에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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