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에너지사 주가 1953년 창사 이래 최대 폭락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국제유가 하락 등 여파로 브라질 금융시장이 패닉 상태에 빠졌다.
브라질 상파울루 증시의 보베스파(Bovespa) 지수는 9일(현지시간) 개장 직후 지수가 10% 넘게 하락하는 폭락세를 보이면서 주식 거래가 일시 중지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는 주가가 급등락하는 경우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제도다.
30분간 거래가 중단됐다가 재개된 이후에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산유국의 감산 합의 실패에 따른 국제유가 폭락 속에 브라질 증시 최우량주인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 주가는 오전 한때 25% 이상 떨어졌다.
페트로브라스 주가가 이렇게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은 1953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보베스파 지수는 지난해 6월 10일 사상 처음으로 100,000포인트를 돌파한 이후 상승세를 유지하다가 코로나19 충격으로 지난 6일 9개월 만에 100,000포인트 아래로 밀렸다.
상파울루 증시에서는 올해 들어 지난 4일까지 외국인 투자액 448억 헤알(약 11조5천700억 원)이 빠져나갔다. 이는 지난 한 해 동안 빠져나간 445억 헤알보다 큰 규모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충격에 더해 지난해 성장률이 1.1%에 그치며 기대를 밑돌았고 경제활동 둔화로 브라질 시장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면서 외국인 자금이 대규모로 이탈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달러화 대비 헤알화 환율은 이날 오전 3% 넘게 올랐으나 브라질 중앙은행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상승폭이 줄었다.
중앙은행은 이날 10억 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를 통해 달러화 유동성을 공급하려다 환율이 급등세를 보이자 규모를 30억 달러로 늘렸다.
헤알화 환율은 올해 들어 지난주까지 15% 넘게 상승했다. 헤알화 가치가 그만큼 하락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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