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자 접촉 미 의원들, 트럼프 일정 잇따라 동행

입력 2020-03-10 06:50   수정 2020-03-10 18:25

코로나19 감염자 접촉 미 의원들, 트럼프 일정 잇따라 동행
2월말 보수행사 CPAC서 확진자 접촉 후 트럼프와 악수·전용기 동승
CPAC 주최자도 확진자 이어 트럼프와 악수…백악관 경호당국 '비상'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미국 공화당 의원들이 지난달 말 대규모 보수단체 행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와 접촉한 뒤 잇따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에 동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면서도 자가격리에 들어갔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과 안전을 담당하는 경호당국에 비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 공화당 더글러스 콜린스 하원의원은 9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오늘 오후 보수행동정치회의(CPAC)로부터 나와 코로나19 판정을 받은 환자의 사진을 발견했다는 통지를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나는 완전히 건강하다고 느끼고 어떤 증상도 없지만 14일간 집에서 자가격리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콜린스 의원이 참석한 CPAC은 워싱턴DC 인근에서 2월 26∼29일 열린 보수단체 행사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비롯해 행정부와 정치권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 행사에 코로나19 감염자가 참석한 사실은 지난 7일 알려졌다.
문제는 조지아주가 지역구인 콜린스 의원이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의 조지아주 애틀랜타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방문 행사에 동행했다는 점이다.
현지 매체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콜린스 의원과 악수하는 사진을 보도하면서 콜린스 의원이 CDC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공화당 인사들과 가깝게 접촉했다고 전했다.
하원 법제사법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콜린스 의원은 탄핵 국면에서 트럼프 대통령 방어에 몸을 던졌던 충성파다.
CPAC 행사에서 같은 환자와 접촉해 자가격리를 발표한 공화당 맷 개츠 하원의원은 이날 플로리다주 개인리조트 마러라고에서 워싱턴DC로 돌아온 트럼프 대통령의 에어포스원에 동승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개츠 의원 역시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고 있으나 이번 주까지 14일간의 자가격리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CPAC을 주최한 미국보수연합(ACU)의 맷 슐랩 의장도 지난달 29일 행사장에서 확진자와 짧게 접촉한 뒤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 등 행정부 고위 인사와 잇따라 인사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이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확진자를 접촉한 것은 아니지만 확진자와 접촉한 이들과 차후에 잇따라 악수 등을 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에도 자유의 메달 수여식을 비롯해 공식 일정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경호당국에 비상이 걸렸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직 대통령의 건강과 관련된 사안이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올해 미국식 계산법으로 73세라 외부인과의 접촉이 잦을 수밖에 없는 내·외부 일정 소화를 두고 경호당국의 고민이 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공화당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도 CPAC 행사에서 확진자와 악수하고 잠시 대화한 것으로 파악돼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역시 공화당 폴 고사 상원의원도 같은 행사에서 같은 인물과 접촉했다며 자가격리 중이라고 밝혔다.

nar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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