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락에 원유 DLS 투자자 원금손실 '빨간불'

입력 2020-03-10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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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급락에 원유 DLS 투자자 원금손실 '빨간불'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국제 유가가 급락세를 보이자 원유 관련 파생결합증권(DLS) 투자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특히 유가 상승기에 투자한 이들의 경우 원금손실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원유 DLS 중 미상환 잔액은 1조660억원에 달한다.
기초자산별로는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6천448억원, 브렌트유가 4천212억원으로 집계됐다.
국제 유가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주요 산유국들의 추가 감산 합의가 무산된 이후 수직 낙하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4.6%(10.15달러) 떨어진 31.1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24.1%(10.91달러) 급락한 34.36달러에 마감했다.
WTI와 브렌트유는 한때 30% 이상 급락한 배럴당 30달러, 31.02달러까지 미끄러지기도 했었다.
이에 투자자들은 DLS가 원금 손실 발생 구간(녹인·knock-in)에 접어들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대부분 원유 DLS는 유가가 50% 미만으로 떨어지지 않는 이상 원금 손실이 없도록 설계돼 있어 투자자의 인기를 끌었다.
특히 작년 하반기부터는 글로벌 경기 반등 가능성이 거론되며 원유 DLS 발행이 몰렸다.
작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WTI를 기준으로 국제 유가는 약 50∼60달러 수준을 오갔다. 녹인 레벨 50%를 적용하면 손실 적용 가격은 25∼30달러다.
한편 브렌트유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DLS 가운데는 녹인 기준이 50%로 설정된 DLS 미상환액이 2천751억원으로 53.10%를 차지했다.
WTI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DLS 가운데는 녹인 기준이 50%로 설정된 DLS 미상환액이 3천716억원으로 73.53%에 달했다.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가 추가로 급락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나 반등하는 속도가 더딜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 연구원은 "2015∼2016년 국제유가 급락 당시에는 2016년 경기회복을 기반으로 국제유가가 반등하고 정유·화학 업종의 업황이 개선됐던 반면 현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며 "국제유가가 반등하려면 경기 회복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원 연구원은 다만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유가는 최근 20년 동안 최저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급락은 제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ih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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