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러시아에서 200마리가 넘는 개·고양이가 누군가에 의해 죽임을 당한 채 발견돼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당국은 광견병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동물들을 '안락사'시킨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동물애호가들은 지방정부의 잔혹한 처사를 비난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건은 최근 떠돌이 개 관리에 골치를 앓고 있는 극동의 자치공화국인 사하(야쿠티야)공화국에서 발생했다.
10일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현지 동물보호단체인 '벨리빔'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사하공화국의 수도인 야쿠츠크의 한 임시 동물보호소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충격적인 영상이 올라왔다.
동영상에는 무려 100마리가 넘는 개와 고양이의 사체가 수북이 쌓여있는 컨테이너 내부의 모습이 생생히 담겼다.
숨진 강아지 사체의 목 주변에는 누군가가 흉기로 찌른 듯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
보호소에는 컨테이너 2개가 있었는데 이곳에서 200마리가 넘는 개와 고양이의 사체가 무더기로 쏟아져나왔다.
확인 결과 개는 153마리, 고양이는 48마리였다.
야쿠츠크시는 광견병의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떠돌이 개와 고양이를 안락사시켰다고 해명했다.
광견병은 사람과 동물이 모두 걸릴 수 있는 인수(人獸) 공통 전염병으로 치사율이 높다.
반려견은 광견병 예방을 위해 1년에 한 번씩 보강 접종을 받아야 한다.
야쿠츠크시는 숨진 개와 고양이가 광견병에 걸린 개와 접촉한 동물 등이었다고 밝혔다.
러시아 내에서는 가끔 떠돌이 개가 사람을 물어 다치게 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야쿠츠크시의 해명에 일부 누리꾼들은 안락사 방식이 지나치게 야만적이라며 분노했다.
동영상을 보고 분노한 누리꾼들은 관련 기사에 "안락사인데 왜 숨진 개의 목이 흉기로 찔려있냐", "이런 짓을 벌인 사람들도 광견병에 걸릴 수 있으니 처벌해야 한다"는 등의 댓글을 달아 시 당국을 비판했다.
앞서 이달 초 야쿠츠크시는 반려견 주인들에게 이른바 '애견세'를 물리는 방안을 추진했다가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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