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경계심과 확진자 비난 '금물'…"정신적 연대감 필요"
'사회적 거리두기' 스트레스엔 실내운동·안부묻기 등 도움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불안과 스트레스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진 가운데 전문가들은 증상이 심하면 약물·심리치료로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10일 의료계에서는 적당한 불안감과 일부 스트레스는 감염병 유행 상황에서 많은 사람이 보이는 정상적인 반응이지만, 적정 수준을 넘은 공포와 걱정은 건강을 칠 수 있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감염병 유행으로 느끼는 공포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해당하는데, 대부분 가벼운 증상이지만 10% 정도는 증상 호전 없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석훈 교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심리요법과 약물로 치료한다"며 "복식호흡을 비롯한 이완훈련을 통해 스스로 긴장을 풀고 심신 안정을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약물치료도 도움이 되는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서 흔히 나타나는 불안, 공포, 감정 기복, 충동성, 과민함 등의 증상을 완화한다"며 "최근 처방되는 약물은 부작용이 거의 없고 안전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코로나19가 지역사회에 확산하면서 과도한 경계심을 보이거나 확진자를 비난하는 일은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사태에 대해 모든 국민이 정신적 연대감을 가져야 하는 상황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감염병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려면 방어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지만, 지나치면 정신건강에 독이 된다"며 "나만 피해를 보는 상황이라기보다는 모두가 힘든 시기를 겪어나가고 있다는 정신적 연대감을 가질 기회"라고 말했다.
정부 역시 확진자에 대한 조롱, 혐오 등을 자제해야 한다며 사회·심리방역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확진자에 대한 과도한 사생활 침해, 비난, 조롱 등은 의심 환자가 검사를 기피하게 한다"며 "이는 결국 방역활동을 더욱 어렵게 해 우리 모두의 피해로 다시 돌아온다"고 말했다.
이밖에 의료계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우울감이나 스트레스를 적절하게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면서 우울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는데 노래나 낮잠 등이 도움이 된다"며 "노래는 산소 흡입량을 늘리고, 순환기를 자극해 신체를 활력 있게 하고, 질 높은 낮잠은 기분을 개선한다"고 말했다.
특히 노년층 등은 집 안에만 머물러 스트레스가 커질 수 있는데 실내 운동이나 가족 간 안부 묻기 등으로 이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성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오랜 기간 집 밖으로 나오지 않으면 스트레스가 쌓일 수밖에 없다"며 "태극권, 요가와 같은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운동으로 충분한 이완을 유도하면 스트레스 대처능력이 향상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자식들도 부모에게 전화를 자주 하는 등 가족 간 유대감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특히 혼자 사는 노인의 경우 우울함이나 불안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가족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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