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매체, 트럼프 발언 비판…"코로나19 위험성 낮게 보려해"

입력 2020-03-11 11:40   수정 2020-03-11 14:21

중국매체, 트럼프 발언 비판…"코로나19 위험성 낮게 보려해"
"코로나19 잡지 못하면 대선서 트럼프에 타격 될 것" 지적도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 관영매체가 전문가들을 인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독감보다 치명적이지 않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하는 보도를 내놨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1일 "미국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공무원들과 일부 여론은 여전히 위험성을 낮게 보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독감이 코로나19보다 치명적이라고 주장함으로써 자국 경제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는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과 서방국가들의 코로나19 대응은 공중보건 등에서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려는 체제의 결함을 보여준다면서, 코로나19를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트위터를 통해 "지난해 독감으로 미국인 3만7천명이 사망했다. 연평균 사망자가 2만7천~7만명 정도지만 아무 곳도 폐쇄되지 않고, 경제와 생활은 계속 돌아간다"면서 "(트위터글 작성 당시) 코로나19 확진·사망자는 546명, 22명"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최근 가파른 하락세를 보인 미국 주식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가운데 나왔다고 전했다.
댜오다밍(?大明) 인민대학 국제관계학원 부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식시장에서 가장 큰 이득을 보는 엘리트 계층의 이익을 충족시키려고 하며, 코로나19에 대한 대중의 우려는 제쳐둔 것 같다"고 말했다.
리하이둥(李海東) 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부교수는 "10월까지 코로나19를 잡지 못하면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타격이 될 것"이라면서 "코로나19가 미국에서 더욱 퍼지면 트럼프 대통령이 말을 바로잡을 것"이라고 봤다.
양잔추(楊占秋) 우한(武漢)대학 의대 바이러스연구소 부소장은 "코로나19와 독감 바이러스는 다른 계열이다. 코로나19는 폐에 직접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더 치명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의 치사율을 2~3% 정도로 추정하면서, 치사율이 1%가 안 되는 독감보다 더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코로나19의 치사율이 3.4%인 반면 계절성 독감은 보통 0.1%가 안 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는 것이다.
왕광파(王廣發) 베이징대학 부속 제1병원 호흡기내과 주임은 "코로나19가 결국 일반 독감처럼 되겠지만, 벌써 그렇게 보기에는 너무 이르다"면서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독일 베를린 샤리떼 병원의 바이러스 연구소장인 크리스티안 드로스텐이 최근 청년층 감염이 드물고 2차 감염도 독감보다 덜한 만큼 코로나19의 위험성이 낮다고 한 데 대해 반박하기도 했다.
이밖에 미국 예일대학교 공중보건 전문가인 천시(陳希) 교수는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더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제적인 노력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bs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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