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마스크 동났다 "주말 넘기기 어려워…면마스크 사용도"

입력 2020-03-11 12:13  

대학병원 마스크 동났다 "주말 넘기기 어려워…면마스크 사용도"
서울성모병원, 수술용 마스크 입고 안 돼…내부서 아껴 쓰자 '당부'
서울대병원, 당일 배송받은 마스크로 하루하루 버텨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강애란 기자 = 마스크 공적 판매가 시작됐지만 주요 대학병원들은 여전히 마스크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일부 대학병원은 현재 재고량으로는 이번 주말을 넘기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수술용 마스크(Surgical Mask)마저 동이 나 면마스크를 사용하는 곳도 있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른바 '빅5'로 불리는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가나다순) 등이 모두 마스크 부족으로 곤란을 겪고 있다.
현재 대한병원협회가 조달청으로부터 하루 약 66만9천매의 마스크를 배정받아 각 병원에 공급하고 있지만 병원들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병협에서는 의료진 등 업무 종사자 수와 병상 규모를 고려해 마스크를 배정하고 있다. 의원급 의료기관에는 대한의사협회가 공급하고 있다.
마스크 부족 사태가 악화하면서 서울성모병원 외과는 수술실에서 면마스크 착용을 검토 중이다.
대개 수술실에서는 귀에 거는 방식의 덴탈 마스크가 아닌 머리 뒤에서 끈으로 묶는 형태의 일회용 수술용 마스크를 착용하는데, 현재 이 제품이 입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수술실 자체가 깨끗하고 안전하다면 면 마스크를 착용해도 무방하지만 병원 전체의 마스크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우선 의료진들은 일회용 끈 마스크를 '아껴' 쓰기로 했다.
송교영 서울성모병원 외과 교수는 "마스크 공적 판매로 변경된 후 전체 병원에 마스크 수급에 제한이 걸린 데다 이번 주부터 일회용 '끈 마스크'가 공급되지 않고 있다"며 "이미 일부 수술실 간호사들은 면마스크 쓰고 있고 교수들도 다음 주부터는 수술실에서 면마스크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수술실에서 쓰는 면으로 된 끈 마스크는 수술실 밖으로 반출하지 않기 때문에 재사용해도 되지만, 이러한 상황이 수술실 밖에서 불거질까 우려스럽다"며 "수술실 밖 외래 진료, 입원실 등에서의 마스크 재사용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현재 서울성모병원에서는 비축한 마스크 물량을 거의 소진했다. KF94 마스크는 재고가 아예 없다.
삼성서울병원은 현재 재고량으론 이번 주를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서울병원은 직원들에게 "마스크 수급이 기존보다 70% 감소해 이번 주말을 넘기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당분간 진료 현장에 우선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료부서 직원들에게는 주당 5∼7매, 비진료부서 직원은 주당 2∼3매가 돌아간다. 출입문과 셔틀버스에서 무상 제공하던 마스크 배포도 중단됐다.
서울대병원은 병협에서 배부하는 마스크로 하루하루를 버티는 실정이다. 마스크 수량이 부족하다 보니 환자를 대면하지 않는 직원들에게는 마스크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원래 마스크는 2∼4주 치 재고량을 확보하는데 최근에는 공적 마스크를 배부받다 보니 겨우겨우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 역시 재고가 충분하지 않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현재 병협에서 들어온 물량으로 버티고 있는데 덴탈 마스크, 수술용 마스크 등이 3∼4일 치만 남아있다"며 "공급받는 물량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jand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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