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업체, 무기제조 악용 가능한 장비 중국에 불법수출 의혹"(종합)

입력 2020-03-11 18:04  

"日업체, 무기제조 악용 가능한 장비 중국에 불법수출 의혹"(종합)
일본 경시청 수사 중…압수수색하고 업체 사장 등 체포
한국 수출규제하며 "군사 전용 막기 위한 관리" 강조…일본서 '구멍'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의 한 제조업체가 무기 제조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는 물품을 중국에 불법 수출한 혐의로 당국의 수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경시청은 생물학 무기 제조에 전용될 가능성이 있는 '스프레이 드라이어'(분무 건조기)를 중국으로 수출한 혐의를 포착하고 일본 요코하마(橫浜)시 소재 기계 제조업체 오카와라카코키(大川原化工機)의 사장을 11일 체포, 외국환 및 외국무역법(이하 외환법) 위반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프레이 드라이어는 일본 경제산업성이 외환법에 따라 수출무역 관리령 리스트의 규제 대상으로 정한 품목이며 경시청은 오카와라카코키의 간부들이 규제를 피할 수 있게 성능을 속이고 허가도 없이 수출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문제의 스프레이 드라이어는 중국으로 반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시청은 이 제품이 최종적으로 어디에 공급되고 어떻게 사용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오카와라카코키에서 압수한 증거물을 분석 중이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스프레이 드라이어가 수출된 시점이 2016년 6월쯤이고 수량은 1대라고 전했다.
또 경시청은 이 장비가 중국의 군사 기술 등에 이용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오카와라카코키의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스프레이 드라이어는 액체를 안개 상태로 바꾸고 건조해 분말로 전환하는 장비로, 의약품이나 식품 등을 제조하는 데 주로 사용된다.

오카와라카코키는 스프레이 드라이어 제조 분야에서 일본 내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으며 한국,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유럽, 미국 등에 수출하고 있다.
일본 업체가 무기 제작에 악용될 수 있는 장비를 중국에 수출한 혐의로 수사를 받는 사건은 일본 정부가 한국의 관리 태세를 문제 삼아 수출 규제를 강화한 가운데 드러난 것이라서 주목된다.
그간 일본 정부는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가 주요 품목이 "군사적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수출관리를 적절히 한 것"이라며 주장했다.
일본 정부는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완화하라는 요구에 대해 한국이 일본 및 국제사회의 안보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수출품 관리를 빈틈없이 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뜻을 강조해 왔다.
보도 대로라면 일본 무역 당국은 자국 업체가 무기 제작에 악용될 우려가 있는 물품을 불법으로 수출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지 못했으며 수사 당국이 뒤늦게 진상 조사에 나섰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sewon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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