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니치 편집위원 "그런 총리에게 맡길 수 있는지 물을 때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냉정함을 잃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요라 마사오(與良正男) 마이니치(每日)신문 전문편집위원은 단단한 지지층의 이반에 아베 총리가 냉정함을 잃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불안은 지금 현실이 되어 있다"고 11일 자에 실린 기명 칼럼에서 진단했다.
그는 아베 총리가 대규모 행사 자제, 휴교 요청에 이어 한국과 중국으로부터의 입국 제한을 강화하는 조치를 발표한 것을 거론하며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전문가 회의나 담당성(省·한국 정부 조직의 부<部>에 해당)의 의견을 거의 듣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요라 편집위원은 "발표는 매번 갑작스럽고 현장에 큰 혼란을 부르고 있다"며 "내각 지지율은 지난달 급락. 특히 '오른쪽'으로부터의 비판을 총리는 상상 이상으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이는 우익 성향 작가인 햐쿠타 나오키(百田尙樹)가 '위기관리 능력이 결여됐다'고 SNS에서 비판하고 한국과 중국에서 일본에 입국하는 것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한 가운데 아베 총리가 지난달 말 그를 총리공관으로 불러 식사한 것 등을 염두에 둔 분석이다.
요라 편집위원은 아베 총리가 정권 내부에서도 특정인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정권 안에서 총리가 진언을 듣는 것은 1차 아베 정권이 좌절한 후 가까이 다가온 이마이 다카야(今井尙哉) 총리보좌관"이라며 아베 정권의 '구원 투수'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의 역할도 줄었다고 분석했다.
요라 편집위원은 "결국 신뢰하고 있는 것은 이마이 씨뿐인 것 같다"며 아베 총리가 1차 집권기 시절 가지고 있던 정부 기관에 대한 불신이 갑작스러운 결정과 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하고서 "이것은 본래의 정치 주도 모습이 아니라 독단전행(獨斷專行·일을 독단적으로 멋대로 추진하는 것)이다"고 꼬집었다.
그는 최근 아베 총리에 대한 비판의 재료가 된 벚꽃을 보는 모임 의혹이나 검사장 인사 문제 등을 거론하며 "추궁당하는 초조함도 감추지 못한다. 그런 총리에게 맡길 수 있을 것인가. 이미 그것을 물을 때"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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