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무역통상연구원 보고서…"민간 주도 R&D 생태계 뒷받침해야"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서비스 수출기업(연 수출액 1억원 이상인 기업)의 절반가량이 꾸준히 연구개발(R&D)에 투자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산업 대비 서비스업의 투자 비중은 소폭 감소했고, 서비스 R&D의 증가 속도 역시 미국, 일본, 독일 등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느린 수준이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13일 내놓은 '한국 서비스업의 R&D 현황과 수출경쟁력 진단' 보고서를 보면 2017년 서비스 수출이 1억원 이상인 기업 중 2015∼2017년 서비스 R&D에 꾸준히 투자한 기업의 비중은 51.9%로 집계됐다.
서비스 기업에는 소프트웨어(SW)공급부터 광고, 문화사업, 소매, 교육, 부동산, 출판, 의료·보건 기업 등이 광범위하게 속한다.
서비스 R&D란 새로운 서비스 창출, 전달 체계 개선, 제조업과 서비스업 간 융합 등을 촉진하기 위한 R&D 활동을 말한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개인맞춤형 금융지원 서비스, 원격 노인돌봄서비스, 차량 공유 서비스 등이 대표적인 예다.
서비스 혁신에 성공한 수출기업은 29.8%로 내수 기업(15.1%)의 두배에 육박했다.
지난해 기준 부설 연구소를 보유한 서비스 기업의 비중은 34.1%로 2011년 26.2%에서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연구전담부서를 둔 서비스업체 비중도 11.8%에서 26.8%로 확대됐다.
하지만 2015년 이후 전체 서비스 R&D의 투자 비중은 감소세를 보였다.
전 산업 대비 서비스업의 R&D 투자 비중은 2015년 26.5%, 2016년 26.2%, 2017년 25.5%로 내려갔다.
주요국과 비교해도 기업의 서비스 R&D 투자는 미흡한 수준이었다.
민간 부문 서비스 R&D 투자 비중은 2015년 기준 8.0%로 제조강국인 독일(14.1%), 일본(12.1%)보다도 낮았다.
2011∼2015년 연평균 증가율은 5.0%로 이스라엘(11.3%), 미국(7.0%), 일본과 이탈리아(각 6.9%), 캐나다(6.5%), 독일(5.9%) 등에 못 미쳤다.
서비스산업의 전반적인 양적·질적 향상도 더딘 편이다.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55.9%로 2010년 54.6%에서 제자리걸음을 했다.
서비스업의 취업자 1명당 노동생산성은 제조업을 100이라고 할 때 2016년 기준 45.8에 불과했다. 이는 호주(115.2%), 영국(84.8%), 미국(84.1%), 일본(68.5), 독일(67.6) 등에 크게 못 미친다.
서비스업 종사자는 전체 취업자의 70%(2019년 기준)에 이르지만, 고부가가치·고임금 분야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지 못했다.
보고서는 "협소한 내수시장 위주의 서비스업을 글로벌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R&D 투자 확대가 절실하다"며 "정부는 서비스 R&D 투자에 대한 세제와 금융지원 확대, 전문인력 양성, R&D 성과 보호기반 마련 등 민간 주도의 서비스 R&D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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