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코로나19 확산에 해외 스트리밍 의존도↑

입력 2020-03-12 16:23  

할리우드, 코로나19 확산에 해외 스트리밍 의존도↑
중국 7만여 극장 폐쇄 조처 등 세계 극장가 코로나19로 직격탄
지난해 스트리밍 시장, 미국은 18%·미국 외 해외는 29% 각각 성장
브로드웨이도 안내원 등 양성 반응에 "안전지대 아냐"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 할리우드로 상징되는 미국 영화산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그 어느 때보다 해외 스트리밍 의존도가 높아졌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올해부터 북미 박스오피스(영화 흥행수입) 규모를 추월할 것으로 확실시되던 중국 극장가는 코로나 방역 차원에서 이뤄진 당국의 극장 폐쇄 조처로 꽁꽁 얼어붙었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 노력의 하나로 전국에 산재한 7만여 개 극장을 지난달 전부 폐쇄 조처했다. 한국과 일본에서도 영화 산업이 비슷한 조처로 타격을 받았다.
이에 따라 올해 미국이 주도하는 영화 산업에서 창출되는 글로벌 박스오피스 매출이 급격하게 줄어들 것이 불가피해졌다.
메이저 영화사들도 이에 맞춰 주요 영화의 개봉 시기를 늦추고 있다.
MGM홀딩스는 4월에 개봉하려던 007 시리즈 차기작 '노 타임 투 다이'의 개봉 시기를 11월로 미뤘고, 디즈니는 신작 가족 영화 '더 콜 오브 와일드'의 개봉을 연기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자회사 픽사도 신작 '온워드'의 중국 개봉을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소니픽처스도 '피터 래빗2:더 러너웨이' 개봉을 다음 달로 늦춰 잡았다.
지난해 글로벌 영화 시장은 중국, 한국, 일본이 빅3를 점하는 아시아태평양 시장이 전년 대비 4% 성장하면서 약진세를 이끌었다.
할리우드 영화업계는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대형 극장 같은 다중 시설의 원활한 운영이 어려워짐에 따라 안전하게 집에서 신작 영화를 시청할 수 있는 방식인 스트리밍 서비스 강화에 주력하겠다는 전략이다.


미국에서 스트리밍 시장은 지난해 전년 대비 18%나 성장한 205억 달러(24조7천억 원)의 매출을 찍었고 미국 이외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은 이보다 성장 폭이 더 커 전년비 29% 급증한 282억 달러(34조200억 원)의 수입을 올렸다.
세계 최대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는 지난 1월 발표한 2019년 4분기 실적에서 미국 이외 해외시장에서 830만 명이나 가입자를 늘렸다고 발표했다.
영화산업에 이어 뉴욕 브로드웨이를 중심으로 한 북미 연극·뮤지컬가도 코로나 사태가 안겨줄 후폭풍에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흔히 불야성의 거리(Great White Way)로 불리는 브로드웨이 극장가에서는 아직 대다수 극장이 문을 닫지 않고 예정된 공연일정을 소화하고 있기는 하다.
AP통신에 따르면 브로드웨이 최대 극장 중 하나인 슈베르트 앤드 네덜란더에서 일했던 임시직 좌석안내원 한 명과 보안요원 한 명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극장 측이 성명을 통해 밝혔다.


극장 측은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 리바이벌 공연에 투입된 안내원이 양성 반응을 보임에 따라 극장 내부를 전면 소독했다고 안내했다.
브로드웨이 제작자와 극장주들을 대변하는 더 브로드웨이 리그는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배우들이 무대 입구에서 팬들을 영접하는 관행을 생략하도록 권고했다.
여전히 일부 제작자들은 공연 취소를 극도로 꺼리고 있지만, 사태가 심각해지면 공연 취소 사례가 줄을 이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AP는 전했다.
앞서 2012년 초강력 폭풍 샌디가 뉴욕시를 강타했을 때 상당수 브로드웨이 공연이 취소된 바 있다.
브로드웨이는 특히 관객의 상당수를 감염병에 취약한 노년층이 점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칫 코로나 사태 확산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가중하고 있다. 게다가 큰 규모의 극장에서는 수천 명이 밀폐된 공간에서 빼곡히 좌석을 메우고 붙어 앉아야 한다는 점 때문에 아무래도 감염병 확산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AP는 지적했다.
oakchu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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