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이 자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어느 정도 잡히자,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무역전시회 개최 의지를 보이고 있다.
12일 중국정부망에 따르면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최근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코로나19에 따른 무역·외국투자 안정화 방안을 논의하면서 자국의 최대 무역전시회인 중국수출입상품교역전(캔톤 페어·廣州交易會)을 언급했다.
리 총리는 "봄철 캔톤 페어 성공개최를 무역 및 외자 안정을 위한 주요 조치로 삼아야 한다"면서 "캔톤 페어는 중국 대외개방의 주요 창구이자 기업 해외시장 진출의 주요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1950년대 시작된 캔톤 페어는 매년 봄·가을 두차례 광둥성 광저우(廣州)에서 열려왔다. 지난해 4월 행사에는 인도·미국·한국 등 213개국에서 온 외국 바이어 19만여명이 몰렸다.
리 총리는 "무역과 외국투자가 코로나19로 큰 충격을 받은 상황에서 캔톤 페어 성공개최는 의미가 크다"면서 "관련 부서는 국내외 코로나19 상황 변화에 근거해 캔톤 페어를 잘 준비해야 한다. 모든 방법을 다해 무역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중국은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이어지자 당초 이달 예정됐던 최대 정치행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아시아의 다보스 포럼' 보아오(博鰲) 포럼을 연기하기로 한 바 있다.
하지만 10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코로나19의 발원지인 후베이성 우한(武漢)을 방문하며 질병통제에 자신감을 보인 데 이어, 리 총리가 캔톤 페어 개최까지 언급하며 경제 정상화에 방점을 찍는 모습이다.
다만 리 총리는 물론 주무 부처인 상무부, 행사조직위원회 등 누구도 이번 캔톤 페어의 일정 변경·단축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캔톤 페어 공식 홈페이지 메인화면에는 4월 15일 행사 시작까지 34일이 남았다고 나와 있다.
그러나 행사 개최지인 광저우 당국은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1월 말부터 모든 전시회를 취소시켰으며, 주 행사장도 여전히 폐쇄돼있다. 광저우시는 또 최근 해외로부터 코로나19가 역유입될까 우려하는 상황이다.
중국 무역업자들은 당국의 결정에 놀라는 분위기라는 게 SCMP 설명이다.
장쑤성의 동력기기 수출업자인 양량씨는 "코로나19의 중국내 유행은 끝난 것 같다"면서도 "수많은 사람이 안전하게 모일 수 있도록 당국이 구체적인 조치를 내놓을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저장성의 모터제조업체 경영자 비키 양씨는 "수년간 행사에 참여해왔지만 이번에는 가지 않을 것"이라면서 "해외 고객 다수도 불참 의사를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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