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총·한림원 등 온라인 포럼…"새 유형 출현도 주시해야"
(세종=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하는 가운데 일각에선 이 감염병이 단발적인 유행에 그치지 않고 풍토병으로 자리 잡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풍토병은 특정 지역이나 인구집단에서 감염 사례가 계속 나오는 경우를 의미한다.
12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등이 개최한 '코로나19 중간 점검' 온라인 포럼에서 나온 전문가 의견을 종합하면, 이런 일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치료제와 백신이 없다는 점에서 코로나19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와 감기 같은 풍토병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19를 앓고 회복된 사람에게 뚜렷한 면역성이 관찰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이런 비관적인 전망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기온이 오르며 코로나19 유행이 소멸할 거라는 관측도 있다. 2000년대 초 중국에서 유행한 사스(SARS·중증호흡기증후군)의 경우 날이 풀린 뒤 확산이 잠잠해졌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사스 바이러스와 유전적으로 80% 정도 유사하다.
이날 포럼에서 정용석 경희대 생물학과 교수, 도경현·우준희 서울아산병원 교수가 발표했고 김형래 한국화학연구원 팀장, 류충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센터장 등이 토론에 참여했다.
아래는 포럼 내용을 문답 형태로 정리한 것이다.
-- 코로나19 초기 증상은 무엇인가.
▲ 중국 코로나19 환자 7만2천314명 분석 결과에서는 주로 열과 기침이 나타났다. 그러나 피로감이나 근육통(14~44%), 설사(10%)가 생기는 경우도 상당했다. 호흡곤란이나 무증상 감염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 코로나19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
▲ 국내 사례에서는 대부분 잘 낫는 것으로 보인다. 조기 진단이 어느 정도 역할을 했을 수 있다.
코로나19 환자의 주치의 모임인 중앙임상TF(현 중앙임상위원회)는 지난달 기저질환이 있거나 고령자, 중증인 경우 에이즈 치료제인 '칼레트라'나 말라리아 약제인 '클로로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투여하라는 권고 지침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들 약물은 2015년 메르스 환자를 치료할 때 이용해 효과를 본 적이 있어서 쓸 뿐 코로나19에 대한 효능이 입증된 것은 아니다.
--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 상황은.
▲ 코로나19가 새로운 감염병이라 아직 치료제와 백신이 없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연구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기존 약에서 새로운 약효를 발견하는 방식(약물 재창출)으로 치료제·백신 개발을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도 한국화학연구원, 한국파스퇴르연구소 등에서 관련 연구를 시작했다. 아울러 약물을 시험할 수 있는 동물 모델도 개발 중이다.
--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돌연변이를 일으킬 가능성은.
▲ 앞서 중국과학원 등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L형과 S형이 있고, 이중 L형이 우한 지역에서 유행했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유전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두 개 유형으로 구분된다는 의미지, 변종이 최근에 나타났다는 게 아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 양상은 현재로선 전형적인 RNA 바이러스로 보이지만, 안정성은 예단할 수 없다. 감염자 규모가 커지면 새 유형이 출현할 가능성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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