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판정받아도 14일 격리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중동 지역 일부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확산이 심각한 이란에서 전세기로 자국민을 철수시켰으나 이들 가운데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바레인 보건부는 10일(현지시간) 이란에서 전세기로 데려온 자국민 165명 가운데 절반(47%)에 가까운 77명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이들의 감염 경로는 아직 역학 조사 중이다.
이란에 입국한 바레인 국민은 대부분 시아파 무슬림으로, 성지 순례 목적으로 이란을 방문한다.
공교롭게 성지순례객이 반드시 방문하는 이란 종교도시 곰, 마슈하드 등이 코로나19 확산이 심한 곳인 탓에 이곳을 방문했다가 전염됐을 수 있다.
밀폐된 공간인 전세기의 위생 조처가 충분치 않았다면 기내에서 교차 감염됐을 가능성도 있다.
전세기를 타고 온 자국민이 집단으로 감염된 사실이 밝혀지자 바레인 보건부는 음성으로 판정된 나머지 승객도 14일간 격리하기로 했다.
카타르에서도 역시 지난달 27일 이란에서 전세기로 철수시킨 자국민이 이틀 뒤 첫 확진자가 됐고 이후에도 전세기 승객 중 14명이 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카타르 정부는 이란에서 수송한 자국민을 모두 14일간 호텔에 강제 격리해 징후를 관찰한 뒤 12일 음성으로 최종 확인된 121명을 1차로 격리 해제했다.
쿠웨이트는 이란에서 첫 확진자가 보고된 지 사흘 뒤인 지난달 22일부터 서둘러 이란 시아파 성지 마슈하드에 있는 자국민과 사우디 국적자 750명을 전세기 5편으로 철수시켰다.
쿠웨이트에서 나온 첫 확진자도 이 전세기를 타고 이란에서 돌아온 쿠웨이트인 2명과 사우디인 1명이었다. 이후에도 전세기 승객 최소 9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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