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총리-간츠 청백당 대표 공감대…연정 혼란 해소될지 주목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이스라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비상거국내각'을 구성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우파 리쿠드당을 이끄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중도 정당 청백당(Blue and White party)의 베니 간츠 대표는 12일 저녁 통화를 하고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비상거국내각 구성을 논의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비상거국내각을 구성하기 위한 협상을 시작하자고 강조했고 간츠 대표도 거국내각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는 "테러 지지자들은 정부 일원이 될 수 없다"며 거국내각 구성에서 아랍계 정당들을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와 간츠 대표가 거국내각에 공감대를 이루면서 장기간 이어진 이스라엘 정치권의 교착 상태가 해소될지 주목된다.
레우벤 리블린 대통령은 오는 17일까지 정당들과 협의를 거쳐 차기 총리 후보를 지명하고 연립정부 구성권을 부여할 예정이다.
이스라엘에서는 지난 2일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 의원 120명을 선출하는 총선이 치러졌지만 거국내각의 구성 가능성은 낮아 보였다.
리쿠드당은 총선에서 36석으로 최다 의석을 확보했으나 네타냐후 총리의 우파 진영은 모두 58석으로 연정에 필요한 과반 의석(61석)에 3석 부족했다.
또 33석을 얻은 청백당의 간츠 대표는 아랍계 정당들의 연합인 '조인트리스트'(15석), 극우 정당 '이스라엘 베이테누당'(7석)과 연정을 꾸리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간츠 대표는 그동안 부패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네타냐후 총리와 손잡지 않겠다고 강조해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작년 11월 뇌물수수와 배임, 사기 등의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고 오는 17일 첫 재판이 예정돼 있다.
앞서 이스라엘에서는 작년 4월과 9월 총선이 치러진 뒤 네타냐후 총리와 간츠 대표 모두 연정 구성에 실패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긴급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정치적 혼란을 끝내야 한다는 기류가 확산했다.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13일 아침까지 이스라엘서 확인된 코로나19 감염자는 126명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12일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로 4월 중순까지 대학교를 포함한 전국 모든 학교를 휴교한다고 발표했다.
또 이스라엘 정부는 지난 11일 밀폐된 공간에서 참가자가 100명이 넘는 행사를 금지한다고 발표했고 이달 9일에는 입국하는 모든 사람에 대해 14일간 자가격리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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