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주의적인 '우한 봉쇄' 중국과 반대 해법
미국 전문가 "한국 대량검사로 바이러스 추적 눈부신 업적 달성"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한국의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은 중국과 정반대다. 그리고 작동한다."
홍콩 신문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한때 중국을 제외하고 가장 심각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국가였던 한국이 전체주의적인 중국 모델과 달리 투명·개방·국민 협력을 바탕으로 서서히 코로나19를 극복해가고 있어 세계 국가들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SCMP는 14일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상황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면서 "약 8천명의 확진 환자와 65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온 한국은 최근까지 중국을 제외하고 가장 확진 환자가 많은 나라였다"며 "그러나 한국은 각국 당국에 영감과 희망의 원천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SCMP는 한국이 봉쇄 같은 강경 조치 대신에 투명성을 강조하는 가운데 대중의 협력에 크게 의존했다면서 점차 더 많은 공중 보건 전문가들이 한국을 따라 해야 할 모델로 본다고 전했다.
신문은 "중국과 이탈리아는 수백만명의 이동을 통제했지만 한국은 발병 중심지인 대구에서조차 시민 이동을 제약하지 않았다"며 "대신 한국은 감염 환자 및 접촉자들을 의무적으로 격리하는 데 초점을 맞췄으며, 국민들이 가급적 실내에 머무르고 마스크를 쓰도록 권했다"고 설명했다.
호주 퀸즐랜드대학의 바이러스 연구 학자인 이언 매케이는 "중국이 사용한 방법과 비교하면 이런 접근은 덜 극적이지만 많은 다른 나라에 유용하다"며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한국은 전염병 발생 증가를 멈추게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SCMP는 어느 나라보다도 대량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 한국이 코로나19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주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하루 최대 1만5천건의 코로나19 확진 검사를 진행할 수 있는 한국은 이미 총 25만명을 검사했다"면서 대량의 데이터를 확보함으로써 당국이 집단 감염지에 초점을 맞춰 보다 효과적인 격리 등 대책을 세울 수 있게 된다고 소개했다.
한국에서 의심 증세가 있거나 기존 확진 환자와 접촉이 있는 사람들이 무료로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적극적인 검사가 이뤄질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SCMP는 짚었다.
이는 최근까지 총 1만건의 확진 검사가 이뤄진 일본이나 정확한 정부 차원의 확진 검사 통계조차 부재한 미국과 눈에 띄는 차이점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미국 밴더빌트 대학의 윌리엄 샤프너 교수는 "한국은 보건 당국이 바이러스를 추적하고 감염 밀도를 평가할 수 있도록 하는 눈부신 업적을 달성했다"면서 "우리는 어디서 감염이 있는지, 얼마나 밀도가 높은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신문은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가 입국 제한을 시행 중이지만 한국은 중국 등의 나라를 대상으로 '특별입국절차'를 시행한 점에도 주목했다.
한국 외에도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이 코로나19 환자가 비교적 적은 편이지만 이들 지역은 한국과 달리 국경을 통제했다는 점에서 '개방성'을 유지한 한국과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외교협회의 선임 연구원인 황옌중은 "한국의 경험은 전체주의인 봉쇄 조치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한 나라가 바이러스 확산을 비교적 짧은 시간에 막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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