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한진칼 지분 일부 처분…한진 지분율 구도 변수 될까(종합2보)

입력 2020-03-16 19:18  

카카오, 한진칼 지분 일부 처분…한진 지분율 구도 변수 될까(종합2보)
"금융시장 불확실 선제 대응…경영권 분쟁 개입 생각 없다" 주총서 기권할 듯
카카오, 한진칼 주가 급등에 시세 차익 '짭짤'…최대 200억원대 추산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홍지인 기자 = 이달 27일 한진칼[180640] 주주총회를 앞두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우군으로 알려진 카카오[035720]가 보유 중인 한진칼 지분 일부를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 측과 이에 맞서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반도건설의 '3자 연합'이 이번 주총 이후에 대비해 지분을 경쟁적으로 매입하는 가운데 카카오의 지분 매도가 향후 한진그룹 경영권 다툼 구도에서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16일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한진칼 지분 일부를 매각해 지분율을 1% 이하로 떨어뜨렸다.

카카오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글로벌 확산과 이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여러 비핵심자산을 매각했다"며 "세부 매각내역을 밝히긴 어렵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작년 말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지분 1%가량을 매입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1%가량을 추가 매집해 2%에 육박하는 한진칼 지분을 보유했었다.
당시 카카오는 다른 뜻이 없는 사업적 차원이라고 설명했으나 한진그룹 경영권 다툼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카카오의 지분 매입 사실이 주목받으며 업계 안팎에서는 카카오가 조 회장의 우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최근 KCGI 측에서 김범수 이사회 의장을 접촉해 3자 연합 지지를 요구하는 등 카카오의 지분이 주목을 받자 김 의장이 난감해하며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중립을 지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김 의장이 이번 주총에서 기권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안다"며 "이후 임시주총 등이 소집되더라도 중립을 지킨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카카오 관계자도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 개입할 생각이 없다"면서 이번 주총에서 '기권' 입장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향후 한진그룹 지분율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양측 모두 주총 이후의 장기전 대비에 나선 가운데 당초 우군으로 분류됐던 카카오(2%)를 제외하면 조 회장 측은 조 전 부사장을 제외한 총수 일가 지분(22.45%)과 델타항공(14.9%), GS칼텍스(0.25%) 등을 확보한 상태다. 대한항공 자가보험·사우회가 의결권 행사를 놓고 안건별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있으나 이들이 보유한 3.8%는 조 회장을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맞서는 3자 연합은 조 전 부사장(6.49%), KCGI(17.84%), 반도건설 계열사들(13.30%)을 더해 37.63%의 지분을 확보했다.
여기에 KCGI가 지난주 0.5%가량의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집한 데 이어 반도건설도 0.7%가량을 추가 매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반도건설이 기업결합신고 대상인 15% 직전까지 지분을 더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카카오는 한진 경영권 분쟁에서 발을 빼는 것과 별개로 상당한 시세 차익을 거뒀다. 지난해 말 매입 당시 4만원을 밑돌던 한진칼 주가는 2월 들어 급상승세를 타며 이달 4일에는 종가 기준으로 8만4천700원까지 올랐다.
이에 카카오가 거둔 시세 차익은 많게는 200억원대를 넘을 것이란 추산이 나온다. 카카오는 한진칼 지분을 수차례에 나눠 분할 매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hanajjang@yna.co.kr, ljungber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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