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응 급한 브라질, 쿠바 의사들 투입 방안 검토

입력 2020-03-17 00:38  

코로나19 대응 급한 브라질, 쿠바 의사들 투입 방안 검토
의사 부족 가능성 대비…의과대학생·은퇴 의사 동원도 고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쿠바 의사들을 의료 현장에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의사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16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 보건부의 주앙 가바르두 차관은 전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브라질 정부의 '더 많은 의사들'(Mais Medicos)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쿠바 의사들이 코로나19 대응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가바르두 차관은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확산한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불가피한 조치라면서, 필요하면 의과대학 학생과 은퇴 의사들을 의료 현장에 동원하는 방안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부는 5천800여 명의 의사를 선발해 다음 달 초부터 보건소 등 공공보건 시설에 투입할 계획이다.
'더 많은 의사들' 프로그램은 의료진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빈곤 지역에 대한 의료 서비스 확충을 위해 과거 좌파정권 때인 2013년부터 시작됐다.
영국·스웨덴 등 유럽 의료 선진국의 보건 정책을 본뜬 이 프로그램에는 브라질은 물론 외국인 의사들도 상당수 참여했으며, 외국인 의사 가운데는 쿠바 출신이 절반을 차지했다.
브라질에서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가 출범하면서 '더 많은 의사들' 프로그램은 사실상 중단됐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쿠바 정부가 자국 의사들을 '노예 노동'과 다름없는 상황에 빠지게 했다고 비난했고, 쿠바 정부는 이에 반발해 자국 의사들을 철수시키고 외교 관계 중단을 경고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는 지난해 8월 '더 많은 의사들'을 대체하는 '브라질의 의사들'(Medicos pelo Brasil)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그러나 의사 채용이 뜻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주로 북부와 북동부 지역에서 의료 서비스 소외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에서는 전날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200명 보고됐다.
확진자는 전국 27개 주(수도 브라질리아 포함) 가운데 14개 주에서 보고된 가운데 남동부 상파울루주가 136명(68%)으로 가장 많고 리우데자네이루주가 24명으로 뒤를 이었다.
의심 환자는 1천913명이며, 27개 주에서 모두 보고되면서 전국이 모두 코로나19 위험 지역이 됐다.
fidelis21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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