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등 항공 노선 끊으란 요구…조코위도 코로나19 검사받아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7일 38명 추가돼 총 172명으로 늘었다.
코로나19 사태 관련 정부 대변인 아흐마드 유리안토는 기자회견에서 "자카르타 수도권, 동부 자바, 중부 자바, 리아우제도에서 감염자가 늘었다"며 "환자 수가 더 늘 것으로 보이기에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회적 거리를 유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유리안토 대변인은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사망자는 5명으로, 기존보다 더 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중부 자바 주지사는 스마랑의 43세 남성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인 뒤 이날 새벽 숨졌다고 밝혔다.
이처럼 인도네시아의 확진자 수가 늘면서 봉쇄(lockdown)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앞서 필리핀이 인구의 절반 이상인 5천700만명이 거주하는 루손섬 전체를 봉쇄했고, 말레이시아도 18일부터 2주간 출입국을 금지하는 등 봉쇄조치를 결정했다. 인도도 네팔, 방글라데시, 미안먀 등의 국경 상당 부분을 봉쇄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현재까지 봉쇄(lockdown) 방향으로는 어떠한 것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적 거리 두기와 인파를 피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집에서 공부하고, 일하고, 예배하도록 대대적인 캠페인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날 현지 언론에서는 '봉쇄 결단'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기사가 잇따랐다.
티토 카르나피안 내무장관은 "봉쇄 조치 권한은 지방 정부에 있지 않고, 조코위 대통령에게 전적으로 있다는 점을 잊지 말라"고 지방 정부 지도자들에게 경고했다.
이날 국회에서는 '건강확인서'를 확인하고 한국·이란·이탈리아 방문객의 입국을 허용하는 현행 방식으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데 부족하다며 이들 국가를 연결하는 항공 노선을 모두 끊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인천∼자카르타 노선 운항을 대한항공은 이달 6일부터 전면 중단했으나, 아시아나항공은 주 7회 운항을 주 3회로 줄여서 띄우고 있다.
이날 아시아나항공 자카르타 지점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막지 않는 한 자카르타 노선을 지속 운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조코위 대통령 부부와 장관들은 부디 카르야 수마디 교통부 장관이 확진 판정을 받자 근접 접촉을 통한 감염을 우려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마룹 아민 부통령과 수하르소 모노아르파 국가개발기획장관, 스리 물랴니 인드라와티 재무장관, 소프얀 잘릴 농지공간기획 장관 등은 자신들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각각 공개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16일 장관 14명과 국무회의를 화상회의로 진행했다.
자카르타 수도권을 시작으로 수마트라섬과 술라웨시섬 주요 도시 지방 정부는 "아이들은 성인 감염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며 휴교령부터 내리고, 동물원·박물관 등 관광지 폐쇄와 함께 인파가 모이는 행사를 취소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달 31일까지 필수인력을 제외한 공무원들의 재택근무를 허용했다. 인도네시아의 공무원 수는 428만명이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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