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푸른하늘…코로나19 난리통에 환경은 반사이익

입력 2020-03-17 15:47   수정 2020-03-18 17:01

중국에 푸른하늘…코로나19 난리통에 환경은 반사이익
유해물질 배출량 대폭감소…공장폐쇄로 석탄소비 감소
"중국, 경기회복 나서면 코로나 전보다 오염 심해질 수도"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피해가 산업 전 분야에 걸쳐 나타나는 가운데 환경 분야는 뜻밖의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중국 생태환경부는 중국 후베이성의 지난달 '대기 질 좋은 날' 평균 일수가 작년 동기와 비교해 21.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고 CNN방송이 17일 보도했다.
코로나19로 공장이 문을 닫고, 자동차 운행이 줄면서 중국의 대기 오염도 눈에 띄게 감소한 것이다.
중국의 다른 도시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났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과 유럽우주국(ESA) 위성사진에 따르면 자동차나 산업시설에서 배출돼 대기오염에 큰 영향을 끼치는 이산화질소도 중국에서 지난 1~2월 사이 대폭 감소했다.
공업 지역을 뒤덮은 유해 가스 구름도 대부분 걷힌 상태다.
나사 고더드 우주 비행센터의 페이 류 대기질 분석가는 "특정 사건으로 인해 이렇게 넓은 지역에 극적인 (대기 오염) 감소 현상이 나타난 건 처음 본다"라고 평가했다.
류 분석가는 중국 내 많은 도시가 바이러스 확산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처를 했기 때문에 나타난 당연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의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₂)도 크게 줄었다.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2월 3일부터 이달 1일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최소 25%가량 감소했다.
세계 최대 이산화탄소 배출 국가로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30%를 차지하는 중국의 배출량이 크게 줄면서 총량도 단기간에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는 영국의 연간 배출량의 절반인 2억t 수준이다.

CREA는 중국의 대기오염을 낮춘 가장 큰 요인으로 중국 내 급격한 석탄 소비 감소를 꼽았다.
분석에 따르면 세계 최대 석탄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에서는 발전소뿐만 아니라 시골 지역의 일반 가정에서도 석탄을 사용한다.
그러나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일부터 이달 1일까지 중국의 주요 석탄 화력발전소의 석탄 소비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원유 및 철강 생산 감소와 국내선 항공편 70% 감축 운항이 대기 질 개선에 영향을 줬다고 CREA는 설명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전반적 산업활동 위축을 들어 전년동기 대비 중국의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애초 2.5%에서 -9.0%로 이날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과격한 바이러스 확산 방지책으로 중국의 대기 오염 수준이 일시적으로 떨어졌지만, 중국이 일단 경기회복에 초점을 맞추면 화학물질 배출량은 코로나19 사태 전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리 슈오 중국 그린피스 정책 고문은 중국 정부가 중공업 분야에 경제 혜택을 주며 경기 부양에 나설 경우, 올해 하반기에는 또다시 오염물질과 탄소 배출량이 증가하는 현상을 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sy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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