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명의도용 마스크 불법구매…정부 "절제·배려·양보" 호소

입력 2020-03-18 06:00  

잇단 명의도용 마스크 불법구매…정부 "절제·배려·양보" 호소
명의도용 구매는 범죄행위…약국에는 철저한 신분증 확인 요청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출생연도 끝자리에 따라 구매 날짜가 달라지는 '공적 마스크 5부제' 시행 후 남의 명의를 도용해 불법으로 마스크를 사는 사례가 전국에서 잇따르자 정부가 성숙한 시민의식을 호소하고 나섰다.
18일 경찰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자신의 구매 요일에 약국을 찾았다가 누군가가 이미 자신의 주민등록번호로 마스크를 구매하는 바람에 마스크를 사지 못하고 허탕 쳤다는 신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마스크 수요가 급증하며 빚어진 마스크 수급 불안정을 해소하고자 지난 9일부터 '마스크 5부제'를 시행하고 있다.
출생연도 마지막 숫자가 1·6이면 월요일, 2·7이면 화요일, 3·8이면 수요일, 4·9면 목요일, 5·0이면 금요일에 전국 약국과 읍·면 우체국, 농협하나로마트(서울·경기제외)에서 공적 마스크를 1주일에 1인당 2장씩 구매할 수 있다.
명의도용 피해자들은 한번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하면 1주일을 기다려야 한다며 정부에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식약처는 이에 대해 근본적으로 마스크 공급이 수요를 충족 못 해서 벌어지는 현상으로 진단하면서 불가피하게 1인 2매 구매제한 조치를 한 점을 깊이 이해하고 협조해 줄 것을 국민에 당부하고 있다.
식약처 김상봉 바이오생약국장은 "마스크가 꼭 필요한 분들에게 먼저 돌아갈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양보와 배려 그리고 절제를 다시 한번 부탁드리고 (명의도용 같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길 우선 바란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또 많은 시간을 들여 마스크 구매자의 신분증을 확인하느라 업무부담 가중으로 힘들어하는 일선 약사들의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공평 기회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좀 더 힘을 내서 신분증을 더 철저하게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다른 사람의 신분증으로 공적 마스크를 사면 형법상의 사기죄와 공문서 부정행사죄, 업무방해죄 혹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위반 혐의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또 명의도용 신분증이 주민등록증이면 주민등록법 위반죄에도 걸릴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신분증을 단순히 주워서 공적 마스크 구매에 사용했다면 형법상의 점유이탈물횡령죄가, 신분증을 훔쳤다면 절도죄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sh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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