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영화관·연주홀 등 폐쇄…'볼쇼이 극장'도 문 닫아
우크라, 지하철 운행 중단…도시 간 항공편·열차·버스도 차단
카자흐, 국가비상사태 선포…누르술탄·알마티 사실상 도시 봉쇄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함에 따라 러시아를 비롯한 옛 소련권 국가들도 전염병 차단을 위한 각종 제한조치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자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00명을 넘어선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시는 세르게이 소뱌닌 시장 명령으로 관내 영화관, 극장, 콘서트홀, 강연장, 도서관 등을 4월 10일까지 폐쇄하기로 했다고 현지 라디오 방송 '에호 모스크비'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같은 기간까지 야외에서 진행되는 모든 문화·스포츠·오락 행사 등이 취소되고, 50인 이상이 참가하는 실내 행사도 금지된다.
다만 예배 등 종교 행사는 예외로 인정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 공연 예술의 상징 '볼쇼이 극장'이 한동안 문을 닫았고, 모스크바 시내 푸슈킨 박물관도 잠정 폐관했다.
세계 4대 국제영화제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모스크바영화제도 연기됐다.
주최 측은 17일 "정부령으로 오는 5월 1일까지 모든 외국인의 입국이 금지됨에 따라 4월 22~29일 열릴 예정이던 모스크바 영화제가 연기된다"면서 "새 영화제 일정은 추후 공고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달 21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모스크바 시내 모든 정규 초중고 학교와 예체능 과외 학교 등이 휴교한다.
교육부는 모든 대학에 원격 온라인 수업을 권고했다.
러시아 철도당국은 17일부터 모스크바-파리 구간 국제노선 열차 운행을 무기한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모스크바-베를린 구간 운행은 이미 15일부터 중단됐다.
러시아 측은 폴란드가 국경을 폐쇄한 데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정부는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18일부터 5월 1일까지 외국인 입국을 전면 금지하는 비상조치를 취했다.
이날 현재 러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14명까지 늘었다. 수도 모스크바의 확진자는 57명이다.
러시아에 이웃한 우크라이나에서도 코로나19 확산 방지 대책으로 17일 밤부터 수도 키예프의 지하철 운행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일단 4월 3일까지로 중단 기간을 설정했지만, 더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각 도시와 지역을 연결하던 철도·버스 운행 및 항공편 운항도 중단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7명의 확진자(사망자 1명 포함)가 나온 우크라이나 정부는 16일부터 2주간 외국인의 자국 입국을 전면 금지했다.
중앙아시아의 옛 소련 국가 카자흐스탄은 16일부터 4월 15일까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해당 기간에 모든 내외국인의 출입국을 제한했다.
비상사태 선포 전에 출국했던 자국민이 귀국하거나 역시 비상사태 선포 전에 입국했던 외국인이 본국으로 귀국하는 것은 예외로 허용했다.
또 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있는 수도 누르술탄(옛 아스타나)과 제2 도시 알마티로의 차량 출입을 제한하고, 비거주자 외의 출입을 차단함으로써 사실상 도시 봉쇄에 들어갔다.
식료품점이 아닌 상점과 대형 쇼핑센터를 폐쇄하고 식당들은 배달 방식으로만 운영토록 했다.
이날 현재 카자흐스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33명이다.
아직 공식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다른 중앙아시아 국가 키르기스스탄 정부도 한시적으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기로 했다.
동유럽의 옛 소련국가 몰도바도 17일부터 5월 15일까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몰도바 국가비상사태는 이온 키쿠 총리가 요청해 의회가 만장일치로 승인하면서 발효됐다.
몰도바는 이미 국경을 폐쇄하고, 모든 국제선 항공편 운항을 중단했다.
지금까지 몰도바의 코로나19 확진자는 29명이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